블록체인 열풍으로 신작 주목도 떨어진 시장… 블록체인 게임, 새로운 돌파구 될까

블록체인 기술, 글로벌 진출하는데 매력적이지만
2022년 03월 30일 04시 58분 18초

‘미르4’ 글로벌 버전이 좋은 성과를 올리며 현재 국내 게임사들 사이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여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2017년 국내는 가상화폐 붐이 일어남과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고, 누구보다 트랜드에 민감한 게임 업계는 관련한 투자 및 R&D(연구개발)를 곧바로 진행했다. 당시 넥슨의 지주회사 NXC는 국내 3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900억 원 규모로 인수했고, 엠게임은 비트코인 및 알트코인 채굴전문기업 코인숲 등과 가상화폐 관련 공동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국내 게임사의 관련 행보들이 연이어졌다.

 


 

■ 미르4 흥행 성공으로 블록체인에 소극적인 게임사들 움직이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던 위메이드는 2019년 직접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과 코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지만, 당시 가상화폐 붐이 살짝 시들해졌고 국내는 관련 법규 및 규제가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일각에서는 그때 밝힌 위메이드 행보에 대해 기대보단 ‘상장사가 단순 사업 확장’하는 정도로밖에 인식하지 않았다.

 

그러나 위메이드의 미르4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에 진출했고, 우려했던 예상과 달리 동시에 최대 접속자수 140만 명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이후로 스팀 동시 접속자 순위 상위권에 볼 수 없었다는 K-게임의 인식을 깨고 관련 집계 상위권을 달성하는 위엄을 보여줬다. 참고로 미르4 글로벌 성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WEMIX)’는 4~5천 원에서 머물러있던 시세가 최고 2만 9천 원대까지 오르기까지 했다.

 

또한, 위메이드는 미르4 글로벌 성공으로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P&E(Play and Earn)’ 게임이 먹힌다는 것을 증명한 것 외에도 지난해 매출 3,372억 원, 영업이익 1,009억 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르4 글로벌 성공으로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이 알려지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던 국내 게임사들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1년 3분기 실적이 공개되는 지난해 11월부터 주요 게임사는 관련한 계획을 발표했고, 블록체인 게임을 준비하는지 안 하는지에 따라 게임사들의 주가가 울고 웃었다. 3분기 때 블록체인 기술 접목 게임보다 ‘재미’가 우선이라고 발표했던 크래프톤 역시 최근에는 이와 관련한 계획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 올해부터 블록체인 사업 본격적으로 전개

 

올해부터는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관련 사업 행보가 하나둘 공개되고 있다.

 

넷마블은 블록체인 생태계 자체 토큰 ‘MBX(MARBLEX)’을 선보였다. MBX는 클레이스왑 상장 당일 최고가는 약 6만 원에 형성되었고, 거래량은 약 189억 원에 이르렀다. MBX 활용 게임으로는 ‘A3: 스틸얼라이브’,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모두의마블 메타월드’ 등이 있다. 덧붙여 모두의마블 테마월드는 게임 내 부동산을 NFT화해 거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를 중심으로 한 컴투스그룹은 코인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플랫폼도 함께 준비 중이다. 이 그룹의 코인 ‘C2X’는 글로벌 최상위권 거래소 ‘FTX’와 ‘후오비 글로벌’에 상장됐고, 연말까지 20여 종 관련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준비 중인 대표작으로는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월드 오브 제노니아’, ‘게임빌프로야구’, ‘골프스타’ 등이 있다.

 

또한, 컴투스 그룹이 준비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는 가상오피스, 파트너십 서비스, 토큰 이코노미 등 3개의 축으로 이뤄진 ‘올인원 플랫폼’을 지향하며, 올 2분기까지 사업 파트너를 구성, 3분기 컴투버스에 컴투스 스룹사들의 입주를 완료할 계획이다. 4분기에는 컴투버스 안 가상오피스 서비스 고도화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메타보라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에 뛰어들었다. 메타보라는 ‘보라 2.0’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클레이튼과 브릿지를 통한 자유로운 자산 이동을 구현하는 에코시스템과 확장성을 특징으로 한다. 또 연내 P&E 게임 10종 출시를 목표로 한다. 보라의 가장 큰 관심사로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에 보라가 접목될지 않을지가 있다. 참고로 보라의 20여 개 파트너사에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포함됐다. 

 

이외에도 조이시티는 블록체인 게임 ‘건쉽배틀: 크립토 컨플릭트’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바 있고, 이 게임은 출시 2주 만에 동시 접속자 수 10만 명을 돌파하는 등의 좋은 성적을 이뤄냈다.

 


 

■ 블록체인으로 글로벌 진출도 중요하지만, 내수 시장도 챙겨야 할 것

 

국내 대표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및 자체 코인 발행, 관련한 신작들이 성공하면 글로벌에 국내 게임사의 위상을 알리고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강점은 있다.

 

반면, 블록체인 게임은 현행 게임법 제32조 1항 7조 ‘게임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은 환전할 수 없다’는 내용을 위반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P&E 게임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현재 관련 게임은 당장은 국내 진출을 할 수 없어 글로벌 시장에만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 국내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블록체인 게임에만 집중하다 보니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2위와 7위를 각각 기록 중인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웹젠의 ‘뮤오리진3’를 제외하면 국내 게임사들의 눈에 띄는 신작이 없다.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외산 게임으로 허리가 없는 국내 시장’이라는 오명은 올해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명 블록체인은 국내 게임사가 글로벌 진출하는데 매력적인 기술이지만, 이쪽에만 집중해 내수 시장을 챙기지 못한다면 내수 시장에서의 국내 게임사에 대한 인식, 외산 게임에 밀려 자리 잡을 곳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니 주요 게임사들은 내수와 블록체인 게임 양쪽을 모두 챙겨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재 단기간에 글로벌 2천만 명 유저를 보유한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처럼 게임의 본질인 ‘재미’만 있다면 충분히 글로벌에서도 경쟁력이 있으니 블록체인이란 ‘기술’에만 게임사들이 너무 휘둘리지 않길 바란다.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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