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 과 ‘태윤’ 전격 트레이드 성사

트레이드가 의미하는 본질은?
2026년 05월 01일 13시 06분 06초

4월 30일 BNK 피어엑스의 ‘디아블’과 농심 레드포스 ‘태윤’의 팀 간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이는 5월 1일 이후 트레이드 제한 조항의 LCK 규정을 맞추기 위해 서둘러 진행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4월 28일 BNK 피어엑스는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디아블이 팬미팅에 불참했고, 이에 선수의 자질을 이유로 2군으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다음날인 29일, 특정 매체를 통해 디아블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흘러나왔으며, 30일 디아블의 농심 레드포스행이 확정됐다. 태윤이 BNK 피어엑스로 가고, 디아블이 농심 레드포스로 가는 맞트레이드다.

 

이미 디아블과 ‘빅라’ 사이의 묘한 기류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고, 그 결과 ‘데이스타’가 콜 업되어 경기를 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디아블의 팬 미팅 불참이 기폭제가 되어 트레이드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렇게 짧은 시간에 트레이드가 성사된다고?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상한 부분들이 보인다. 단순히 그래픽카드 하나를 사도 어떤 것이 좋을지 고민을 하고, 자신이 원하는 매물을 찾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트레이드 자체가 사실상 하루 만에 진행될 만한 사이즈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성들에게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꼽히는 ‘스토브리그’를 살펴보자. 백승수 단장은 먼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임동규’가 필요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트레이드를 구상하며, 바이킹스 단장을 만나 논의를 한다. 그리고 구단 프런트진을 모아 왜 트레이드를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며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진행한다. 그 후에는 모기업 상무(오정세분)를 만나 승인을 받는다. 

 

드라마로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매 단계가 상당히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각종 카드들을 맞추고, 과연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평가하며, 트레이드 되어 올 선수가 적합한지도 판단해야 한다. 드라마처럼 바이킹스 단장과 몇 마디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구단 관계자들과 이해 관계를 재 봐야 한다. 

 

그 뿐인가, 디아블은 미성년자다. 법정대리인인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작업이 필수로 필요하다. 한 마디로 상황 파악 및 트레이드 구상, 상대 구단 관계자와의 협상, 그리고 각 트레이드 후보 선수들이 팀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해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하고 선수들과 프런트에 이를 이해시켜야 한다. 상대 팀 역시 이것이 좋은 트레이드인지를 따져야 하고 역시나 프런트진과 대표에게 동의를 구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여기에 디아블, 그리고 부모의 동의와 팀 대표의 결재가 있어야 하며 LCK와 조율해 정상적인 트레이드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 채 이틀이 걸리지 않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물리적으로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그렇다는 것은 28일 사건 때문이 아니라 이전부터 트레이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빅라 대신 데이스타를 기용한 것 역시 팀 차원에서 디아블을 활용하는 마지막 테스트였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만큼 이번 트레이드는 디아블의 팬미팅 참여 거부가 원인이 아니라 이미 그 전에 마음을 굳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팬미팅 참여 거부가 기폭제가 되었을 수는 있어도 말이다. 디아블의 팬미팅 거부 또한 이미 팀과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트레이드 분위기를 인지하고 나온 돌발 행동일 가능성도 있다. 

 


사진출처 : 라이엇 게임즈

 

만약 현재 ‘보여지는’ 모습대로 디아블의 ‘노쇼’에 팀이 너무나 실망해 급하게 트레이드를 추진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야기는 조금 더 복잡해진다. 

 

앞서 언급했던 모든 일들을 29일 하루만에 모두 해결됐다는 소리다. 정상적이라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그만큼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과 영입에 대한 분석, 영향력이나 다양한 지표 검토 등 수많은 부분이 생략되고 진행을 한, 졸속 트레이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직 디아블을 보내기 위해서 말이다. 

 

‘무조건 4월 30일 안에 트레이드 하겠다’라는 의지 자체가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기는 하다. 팀 입장에서 절대 같이 가지 못하겠다고 판단했다면 트레이드가 가능한 시기 안에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 팀 입장에서 나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상한 부분은 이것이다. DN 수퍼스 2군 선수와 태윤은 절대 같은 선상에 있는 매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첫 선택은 태윤이 아닌 DN 수퍼스의 챌린지 선수였다. 

 

첫 트레이드 시도가 무산된 후 바로 다음 타겟으로 농심 레드포스와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다면 처음부터 태윤 역시 트레이드가 가능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팀 입장에서는 전력을 위해 태윤을 우선으로 선택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이것이 보편적인 생각이다.   

 

그럼에도 먼저 DN 수퍼스를 선택했다.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것이 논리적으로 설명되기 위한 조건은 하나다. 정말로 디아블을 처리하고 싶어서 어디든 연결되는 팀에 트레이드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트레이드 대상에 전혀 상관없이 말이다. 즉, 팀의 이득이나 시너지 등을 생각하지 않고, ‘디아블’을 공식적으로 팀에서 빼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이런 행보가 사실이라면 BNK 피어엑스의 행위는 충분히 비난을 받을 만하다. 팀에 대한 일종의 ‘배임’이기도 하다. 더 나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음에도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 왜 이런 트레이드까지 이어졌을까

 

사실 그간 BNK 피어엑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데이스타를 기용하면서 겉으로는 큰 문제가 없었고, 팀 내 방향성의 차이 정도로 표현하지만 실제로 나오는 정보를 조합하면 팀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들린다. 

 


 

최근 디아블의 인터뷰 내용도 평범하지 않았다. 단순히 의견 차이라면 급작스러운 트레이드를 할 이유가 없다. 그것도 시즌 중에 말이다. 

 

결국 핵심은 디아블의 행동이다. BNK 피어엑스는 28일, 디아블을 2군에 내리면서는 이전에도 팀 규정 등을 지키지 않는 선수라는 내용을 확실히 했다. 결국 불화와 같은 문제를 떠나 팀 내에서 ‘같이 갈 수 없는 선수’라는 판단을 한 셈이다. 

 

디아블이 빠진 상황에서 4월 30일 경기에서 바로 빅라를 기용한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디아블이 팀 내 문제였다는 일종의 고백이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원인은 디아블의 불성실함, 또는 제멋대로의 행동이 가장 크다고 생각된다. 팀 내에서 제어가 되지 않는 선수는 사실상 동행을 이어가기 어렵다.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해도 말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팀의 반응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디아블이 문제라는 점도 충분히 공감되고 말이다. 다만 과정이 불편하다. 아무리 디아블과 동행이 어렵다고 해도 프로 팀이라면 최대한 냉정하고 팀에 유리한 결정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는데 결별 과정이 너무 감정에 치우쳐진 느낌이랄까. 

 

어쨌든 28일 팬미팅 불참이 강력한 도화선이 되었을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트레이드 자체는 분명 이전부터 준비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드는 이유다. 결국 사전에 이미 준비를 한 상태에서 29일 실행으로 옮겨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두 팀의 득실 이해도는?

 

2라운드부터 디아블은 농심 레드포스, 그리고 태윤은 BNK 피어엑스에서 출전이 가능하다. 

 

BNK 피어엑스 입장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트레이드다. 팀 내에서 잡음이 생기면 결코 좋은 플레이가 어렵다. 당연히 선수들의 플레이도 정상적이지 않고 팀 밸런스도 깨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태윤의 영입은 비슷한 급의 선수를 영입하면서도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태윤’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한 트레이드일수도…(사진출처: 라이엇 게임즈) 

 

빅라와 디아블의 잡음 역시 바텀에 많은 것을 할애하는 바텀 중심의 플레이가 문제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면에서도 태윤은 효과적인 카드다. 

 

태윤 또한 적절한 케어가 필요하지만 디아블 만큼은 아니다. 즉, 기존처럼 바텀에 올인했던 상황이 아니라 바텀에 힘을 주기는 하나 상체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스타일로 팀 플레이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소리다. 

 

태윤의 플레이도 적극적인 스타일이기에 기존 BNK 피어엑스의 컬러와도 잘 맞는다. 호흡이 맞기 시작하면 현재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농심 레드포스는 트레이드를 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태윤 역시 팀웍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면 모르지만 그런 이야기는 아직 나온 바 없다. 

 

농심 레드포스는 바텀에 강하게 힘을 주고 플레이를 하는 팀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플레이를 보면 오히려 미드, 상체 중심의 플레이에 치중했다. 여기에 농심 레드포스는 템포가 빠른 팀이 아니다. ‘스카웃’과 태윤의 조합에서도 이러한 선수들 간의 속도 불일치가 문제로 지적됐다. 

 

그런데 디아블은 자원을 투자해야 효율이 나오는 선수고, 더 빠른 템포의 플레이를 한다. 심지어 플레이의 과감성은 태윤보다 더 높다. 이 말은 농심 레드포스가 현재와 비슷한 식의 플레이를 할 경우 굳이 태윤 대신에 디아블을 데려올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25시즌 농심 레드포스는 ‘킹겐’과 ‘리헨즈’를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믿었던 ‘지우’가 추락하며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다. 지우와 태윤, 그리고 디아블을 보면 세 선수 모두 어느 정도의 자원을 바탕으로 확실한 결과를 내는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공격적인 성향도 아주 강하다. 

 

문제는 앞의 두 선수가 킹겐과 리헨즈 체제의 농심 레드포스에서 좋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선수 자체의 경기력이 원인일 수 있다. 그러나 팀 자체가 가지는 스피드의 불균형, 그리고 바텀에 힘을 크게 싣지 않는 플레이 스타일이 더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된다. 

 

심지어 디아블은 이러한 자원 독식과 특유의 빠른 공격성이 세 선수중 가장 강하다. 현재의 농심 레드포스 스타일에 디아블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지금도 상체가 중심인데 갑자기 바텀에 중심을 두는 플레이가 이어질까. 

 

대표적인 예가 지우다. 지우 역시 24시즌 팀 내 유일한 해결사로써 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농심 레드포스가 유일하게 지우와 25시즌 재계약을 한 이유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25시즌은 어떤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지우가 평범해졌다. 지우가 마음대로 플레이를 하지 못하며 공격성이 줄어들었고, 킹겐과 리헨즈는 지우의 속도를 맞추지 못했다.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 팀에서 밀어주는 원딜, 디아블의 경우와 상당히 비슷하다. 디아블이 지우처럼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디아블의 영입이 긍정적인 방향성을 가진다면 다행이겠지만 사실 그보다는 태윤이 있을 때보다 더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단순한 추측이 아니다. 이미 지우와 태윤이 그러한 과정을 겪었다. 

 

물론 이는 예상에 불과하기에 반드시 이대로 흘러간다는 보장은 없다. 어쨌든 이번 트레이드로 인해 2라운드는 조금 더 지켜 보는 재미가 늘어난 상황이다. 과연 두 팀 중 어느 팀이 더 웃게 되는 상황이 나오게 될까. 

 


사진출처 : 라이엇 게임즈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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