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강호M, 자체 서비스로 이어가는 '사랑'

[인터뷰] 액트파이브 정순렬 대표
2020년 04월 07일 14시 32분 09초

지금까지 나온 열혈강호 게임 중 모델링 및 원화에 많은 공을 들이면서 원작 ‘열혈강호’ 작가들도 ‘가장 열혈강호 다운 게임’이라고 평한 열혈강호M.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 최강의 군단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 열혈강호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을 만든다는 ‘도전’에 주목을 받았던 액트파이브. 그리고 2018년 넥슨을 통해 ‘열혈강호M’을 출시했지만, 2주년을 마지막으로 자체 서비스라는 또 다른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는 액트파이브의 정순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액트파이브는 어떤 회사인가?


‘액트파이브’는 액션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 5가지인 타격감, 콤보, 밸런스, 이펙트, 재미를 뜻하는 이름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설립한지 5년이 조금 지났다. 열혈강호M 이외에도 현재 개발중인 차기작은 2개로, 하나는 캐주얼한 게임 나머지 액션 RPG를 만들고 있다.

 

주 멤버들이 ‘던전 앤 파이터(이하 던파)’, ‘사이퍼즈’, ‘최강의 군단 출신’들이다. 우리 회사는 다른 건 몰라도 액션 게임 하나는 참 재미있게 만든다 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생각했다. 지금까지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고 언제나 액션에 대한 자부심은 가지고 가고 있다. 단점은 액션 게임만 많이 만들다 보니 기존 액션 게임들의 장점은 잘 살리는데 비해 다른 부분이 굉장히 부족한 것 같다. 

 

2년동안 열혈강호M을 서비스하면서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 던파를 할 때는 던파라는 테두리 안에서 뭐든지 해도 될 수 있었던 것 같지만, 그 테두리 밖으로 나오니 너무 춥고 배고프더라. 부족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이 높은 충성도를 보여주는 것은 결국 열혈강호라는 강력한 IP덕분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출시 2주년이 코앞인데 넥슨을 떠나는 이유는?

 

사실 넥슨과 서비스 종료를 준비하고 있었다. 지표상으로는 더 이상의 유지비가 나오지 않은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종료하는 것이 맞다고 양사 간 협의했었다. 다만 종료 이야기가 나왔을 때, 유저들에게 한 약속도 있기 때문에 2주년까지는 서비스를 할 수 있었으면 했고, 넥슨과 협의하여 그때까지 서비스를 지속 할 수 있었다.

 

열심히 준비한 타이틀이고, 제 개인적으로도 온 가족이 열혈강호의 열혈 팬이기 때문에 게임이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넥슨에 우리가 직접 서비스를 이어가고 싶다고 요청을 했다.

 

자체 서비스에 대한 우려를 많이 들었고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유지비도 나오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을 사랑한 유저들에게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내린 결정이다.

 

열혈강호는 한국에 몇 없는 훌륭한 IP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유지를 해 나가고 싶다. 해외 서비스가 계획되어 있긴 하지만, 한국 유저들에게 서비스를 종료하고 해외를 나가는 것도 내키지는 않는 점도 작용했다.

 

넥슨 서비스에서 육성하던 계정들이 초기화 되어 불만이 많을 것 같다.


사실상 넥슨과의 서비스 종료 후 새로운 버전으로 자체적으로 재런칭을 하는 것이다 보니 기존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넥슨에서 데이터를 받아 게임 플레이로 누적한 명성도를 유효 재화인 다이아를 통해 보상할 수 있었고, 기존에 했었던 과금들을 100퍼센트 다이아로 환원해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저들은 그것도 굉장히 부족하다고 생각하더라. 계정을 성장시킨 시간에 대한 보상이 사실상 불가능하니 너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러다 보니 우리도 우리대로 초반 매출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어차피 이관 받을 때부터 이것은 회사가 망할 때까지 서버 비용은 회사가 낸다 라는 각오로 시작했기 때문에, 이후에도 운영도 업데이트도 열심히 해 나갈 것이다.

 

딱히 이걸로 돈을 벌어서 회사를 일으켜보겠다 라는 생각은 없다. 그럴 것이었으면 차라리 열혈강호M2 같은 새로운 게임을 만들었어야 하지 않을까? 

 

이미 향후 컨텐츠를 모두 경험한 유저들이 동일한 컨텐츠를 다시 플레이 해야 할텐데…


기존 유저들이 가장 답답해 하는 것은 계정을 처음부터 다시 키운다는 것이다. 아무리 재미가 있다고 해도 똑같은 것을 반복하는 것은 지루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현재의 열혈강호M이 서비스 초기의 기존 버전과는 굉장히 달라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볼륨도 그렇지만 밸런스도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처음 서비스 당시 생각했던 전투력 기준이 있었는데 몇 배를 뛰어넘어 마지막에는 전투력이 조 단위로 넘어가더라. 현실적으로 밸런스를 조절할 수가 없었고, 분명 우리의 실책이다.

 

그래서 지금은 장기적인 기준에 맞추어 밸런스를 많이 변경했다. 하지만 기존에 플레이 하시던 분들은 지금의 전투력 상승 폭이 눈에 차지 않을 것이다. 옛날에는 며칠 플레이 하면 전투력이 백억, 천억을 넘어가는데 지금은 돈을 마구 써도 10만 정도니 기존 유저들이 답답함을 토로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규 일일 콘텐츠 호위, 유상표국의 의뢰 

 

또한, 기존에는 엔드 컨텐츠에 해당하는 캐릭터들을 뽑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초반이다 보니 후반 컨텐츠를 우선해서 풀어버릴 수는 없다. 다만, 성장속도는 올려야겠다라는 내부 결정이 나서 피로도를 조금 더 많이 뿌리고 있는 상황이고, 성장속도를 올리기 위한 이벤트들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 곧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유저들의 눈에 찰지는 모르겠다. 과거에는 매출 목표라는 것이 있다 보니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컨텐츠를 맞춰서 빠르게 풀었다면, 이번에는 길게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아무리 유저들의 요청이라고 해도 다 맞춰드리면 게임의 수명을 깎아 먹는 것이라 생각한다.

 

재론칭 하면서 무림쟁패라는 부제가 붙었다. 어떻게 달라지는가? 


재런칭 하면서 새로운 이름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의별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지만, 내부적으로 판단 했을 때 열혈강호의 메인 스토리 이외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컨텐츠가 다른 캐릭터들의 외전 스토리인 무림 외전이었고, 이 외전을 통해 성장시킨 캐릭터로 PvP를 하는 엔드 컨텐츠가 무림 쟁패였다. 

 

물론, 기존 유저들은 거기까지 다 즐긴 분들이시라고 생각하기에 이제는 신규 유저들에게 어필할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광고도 열혈강호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열혈강호라는 IP가 전혀 어필이 안되길래 ‘무림’, ‘강호’, ‘무협’을 포인트로 하고 있다.

 

마케팅을 아예 안하는 것 같다는 불만이 많은데, 재런칭 이후 문제가 생길 여지들을 안정화 시키는 기간을 거친 후에 마케팅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신규 유저 유입에 중심을 둔 마케팅 플랜도 다 잡혀서 미팅도 끝난 상황이다. 

 

솔직히 큰 수익을 창출하기 보다는 열혈강호 IP의 저변이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원작도 웹툰으로 전향을 한 것이 아니다 보니, 만화책만으로는 신규 유입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들었다. 

 

우리 이후에도 열혈강호 게임들이 성공을 했으면 한다. 나중에 열혈강호M2도 나올 수 있는 것이고, 열혈강호 IP를 활용한 다른 게임이 나왔을 때 지금보다 열혈강호 유저들이 많아야 우리도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글로벌 서비스에는 변함이 없나?


아직 타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작년 중순에 룽투에서 전략적 투자도 있었고 여전히 준비중에 있다. 중국에서는 CBT를 몇 번 진행했었고, 동남아 지역에서도 순차적으로 진행 예정이다. 베트남만 해도 이미 판호가 났는데, 코로나 때문에 출시 진행을 못하고 있다.

 


 

향후 로드맵은 어떻게 되는가?


재런칭이 처음이다 보니 밸런스와 같은 것들이 우리가 의도하는 방향대로 가지 않을 확률이 있기도 하고, 우선 데이터를 지켜보면서 업데이트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고민중이다. 이미 기존에 업데이트 되었던 컨텐츠 이외에도 길드 단위로 진행하는 유저 PvP나 이후 스토리, 캐릭터 업데이트 등 많은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

 

오래가기 위한, 기존의 문제들을 해소한 컨텐츠들을 업데이트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장기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컨텐츠를 빠르게 오픈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열혈강호M은 정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타이틀이다. 부족함이 많은 것도 알고 있고, 질책도 많이 받고 있지만 유일하게 인정받고 있는 원작 재현에 관련된 부분은 놓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작가분들도 원작에 비견하는 작품성이 있다고 평가해 주시고, 다른 미디어믹스에서도 저희 리소스를 참고하셔서 작업하고 있다. 개인적인 덕심을 채워주는 굿즈로 비매품 화집도 만들었다. 

 

다른 게임들이 잘못 만들어서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혈강호M이 넥슨을 만나 메이저 마케팅의 지원을 받았기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나왔던 열혈강호 기반 작품 중 작가분들과 유저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퀄리티가 될 수 있었다는 데에서 그만큼의 자부심이 있다.

 

열혈강호M이 한국에서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 물론 서비스 종료까지 갔었지만, 저희 회사 입장에서 충분히 큰 도움을 받았고, 이후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가 나와주면 더욱 오랫동안 열혈강호M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차기작 프로젝트도 있지만, 게임을 잘 만드는 것에서는 이미 충분한 자신감이 있다. 지금 회사의 포커스는 최초로 자체 서비스를 진행하는 열혈강호M에 쏠려 있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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