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약 때 완판으로 현재 물량이 없어서 일반판 패키지도 한정판이라 불릴 정도로 큰 인기가 있는 ‘베리드 스타즈’.
라인게임즈 내 있는 스튜디오 라르고가 개발한 이 게임은 모바일 어드벤처 게임 대작 ‘검은방’과 ‘회색도시’ 시리즈를 만든 진승호 디렉터와 그 멤버들이 제작한 콘솔 신작이며, 주 내용은 서바이벌 오디션 도중 발생한 의문의 붕괴사고로 고립된 캐릭터들이 펼치는 이야기와 그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 요소들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베리드 스타즈는 현세대기인 PS4와 닌텐도 스위치뿐만 아니라, 지금은 단종된 PS비타(다운로드 전용)으로도 선보여 콘솔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산 콘솔 게임은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깨고 인기몰이 중인 베리드 스타즈를 만든 진승호 디렉터를 만나 게임 탄생 과정 및 관련한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진승호 디렉터
- 베리드 스타즈를 처음 만들게 된 계기는?
이전 작품을 만든 이후 회사를 퇴사하게 됐고, 이와 관련해 트위터 타임라인 등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올라오며 충격을 받았다. 특히 이 이야기가 화제거리가 되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이런 상태로 3~4일 있다 보니 이런 이야기를 게임으로 구현하면 좋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 물론, 이는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게임에서는 그대로 살리지 않았고 다양한 부분을 발전시켜 지금의 형태로 완성하게 됐다.
- 검은방, 회색도시는 한 번도 이슈가 안 된 적 없다. 이번 작품은 얼마나 흥행할 것으로 생각하나?
흥행을 했으면 좋겠다. 물론 생각한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전작들처럼 많은 사랑을 받아면 좋을 것 같다.
- 비 인기 장르인 어드벤처 게임을 장인으로서 꾸준히 도전하는 이유는?
스튜디오 규모가 가장 큰 관계가 있다. 우리는 10여 년 정도 맥시멈 인원이 10명으로 게임을 개발해왔는데, 이 정도 규모에서 게임을 만들려면 어드벤처 장르 외에는 선택할 길이 없었다.
- 베리드 스타즈는 콘솔 개발 첫 작품이다. 다른 플랫폼과 개발 환경 차이는 있나? 또 차기 콘솔을 개발하는 이들이게 조언해줄 부분이 있다면?
콘솔로 개발했다는 점보다는 패키지와 한정판으로 게임을 냈다는 점이 특이한 경험이었다. 그렇다 보니 미리 준비하고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았다.
또 닌텐도 스위치는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게임을 출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지난해 지스타 공개 이후 달라진 점은?
지스타 이후 계속해서 테스트 및 폴리싱을 했다. 대사의 경우 더빙이 이미 들어간 부분이 아니면 계속 보완했고, 또 카메라 연출 역시 계속 폴리싱했다.
- 한정판 패키지에 공을 많이 들인 이유는?
현물 상품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로망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한정판이 나오기 전까지 라인게임즈 모든 직원이 많은 고생을 했다.
그리고 물품 구성은 제 기억으로는 개발팀에 먼저 구상한 물품에 대해 설명했고, 내부 관계자와 여러 가지를 협의 후 거친 후 지금의 모습이 됐다.
- 모바일과 콘솔 게임의 개발 차이는?
모바일은 터치 베이스의 인터페이스지만, 콘솔은 패드 인터페이스 중심이기 때문에 조작법이 상당히 다르다. 또 터치 베이스는 PC/마우스와 조작이 거의 비슷하지만 패드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개발하면서 이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느꼈었다.
- 이전에 만든 작품들과 베리드 스타즈와의 차이는?
전작들은 방탈출이 기본 룰이 됐으나, 이번 작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서바이벌 어드벤처인 점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베리드 스타즈는 서로 간 이야기를 하는 것을 중점으로 두고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 PS4, 닌텐도 스위치 등 각 플랫폼간 차이는?
기본적으로 PS4와 닌텐도 스위치 간에는 큰 차이는 없으나(스위치 버전이 약간의 화면 효과를 덜 쓰는 정도), PS비타는 현세대 콘솔들보다 사양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텍스처 해상도 및 화면 효과에 최적화가 가해졌고, 음성과 자막은 한국어만 있다.
- PS비타로 출시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 안 하는가?
우리가 베리드 스타즈를 첫 공개했을 때까지만 해도 PS비타는 아직 현세대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단종된 기기인데, 이미 개발한다고 말을 했으니 포기할 수 없어 결과적으로 게임을 출시하게 돼 뿌듯하다.
이번 과정을 통해 느낀 점은 앞으로 발언을 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차기작이 콘솔로 개발하게 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콘솔 플랫폼을 면밀히 검토 후 기종을 정하겠다.
- 자막은 4개국어, 음성은 한국어 및 일본어를 수록했는데, 처음부터 해외 출시를 염두에 뒀나?
이전에 개발했던 게임이 해외 발매가 안 됐거나 부족한 점이 많은 상태로 출시했다. 이번 작은 라인게임즈 내부 인력과 이런 부분들에 대해 면밀히 보완 후 준비했고, 글로벌 역시 북미/유럽은 동시 출시하게 됐다(다운로드 전용).
또한, 일본어 음성은 에이전시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프리랜서 중심인 한국과 달리 이들을 캐스팅하거나 협상하는 과정이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전반적인 캐스팅은 우리가 원하는 방향과 잘 맞았다.
- 스토리를 만들 때 노하우가 있나?
스토리 작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결말부터 정해 놓고, 이후 시작과 전개를 만드는 형태로 이야기를 만든다.
- 스트리밍 정책을 미리 공개해 화제다.
검은방 때 티저를 올렸는데, 그때 댓글로 범인이 누구라고 밝힌 리플이 있었다. 당시 황당한 경험이라 알아봤는데, 정체는 이통사 체험단 중 한 명이 미리 게임을 체험하고 욕망을 참지 못해 티저에다 댓글을 달았다.
사실 스트리밍 정책을 놓고 그들에게 일부 제약을 뒀지만, 실질적인 효력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부 논의 끝에 정책을 만들었고 그들이 최대한 지켜줬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 스팀으로 발매할 계획은 있나?
스팀 출시는 고려해보겠으나, 현재 콘솔에만 집중하고 있다.
- 차기작 및 차세대기 진출 계획은?
이번 작 개발 기간이 길었던 것은 개발도 개발이지만 후반 작업 및 유통망에서 판매하기 위한 시행착오들이 힘들게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였기에 후속작도 콘솔로 하고 싶고, 확정이 된다면 차세대기로 개발할 것 같다.
- 예약 구매가 완판이 돼 빨리 종료됐는데, 물량을 적게 풀었나?
물량은 여러 과정과 협의를 통해 출시했고, 부족하지 않게 찍은 편이다. 그러나 예상 이상의 반응을 주셔서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 추가 DLC 계획은?
구조적으로 추가 DLC를 염두하고 개발하지 않았다.
- 그렇다면 후일담 등을 라이트노벨이나 드라마CD로 구현할 계획은 있나?
여러 형태로 뒷이야기나 외전을 전개할 수 있으나, 일단 게임 흥행이 우선이다.
- 시나리오는 혼자 썼나?
메인 스토리는 직접 쓴 것이 맞다. 하지만 전작의 경우 단편극장이라 불리는 서브 시나리오 담당자가 한 명 더 있었고, 베리드 스타즈는 SNS나 대회를 같이 기획하시는 분들이 더 있었기에 모든 것을 혼자 한 것은 아니다.
- 2차 창작물의 허용 범위는?
2차 창작의 경우 크게 제한을 두지 않겠지만, 이것으로 창작자가 돈을 벌면 나눠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대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 콘솔 개발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첫 번째는 김민규 대표의 제안이 있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스마트폰에서는 우리가 있을 자리가 없었던 점이 컸다. 특히 스마트폰은 에피소드 단위로 끊어서 판매하는 BM(비즈니스 모델) 구조였는데,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 결과가 나오지 못했다.
반면, 콘솔은 BM에 대한 고민 없이 게임만 완성해서 내면 되기에 이 플랫폼을 선택했다.
- 끝으로 한마디.
처음 공개부터 지금까지 많은 분이 관심을 주셨기에 지금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흥행이 우리가 생각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목표를 최선을 다한다는 것에 중점을 둬 게임을 만들었으니 많은 플레이 부탁드린다.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