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넥슨 창업주 별세 소식에 게임업계 잇단 추모

국내 게임업계 성장 이끈 김정주 넥슨 창업주
2022년 03월 02일 15시 52분 10초

국내 게임산업의 맏형인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NXC 이사가 향년 54세로 별세했다.

 

NXC는 1일인 어제,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히고,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다만,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악화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故김정주 이사(넥슨 창업주)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지자 게임업계는 물론 IT 업계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넥슨 창업자이신 김정주 이사님은 과거 황무지와도 같았던 환경에서 게임강국 대한민국의 싹을 틔운 선구자와도 같은 분"이라며 "그동안의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생전의 모습을 따라 도전과 혁신, 변화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고인의 열정과 도전, 노력이 있었기에 게임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고 한국은 글로벌에서도 손 꼽히는 게임 강국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의 끊임없는 도전과 성과는 대한민국 인터넷 역사에 모범으로 길이 기억될 것"이라며 "수 많은 젊은 창업가들에게 멘토이자 귀감이 되어 온 김정주 창업자의 업적과 뜻을 기리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벤처기업협회는 "(고인은) 지속적인 혁신과 도전정신으로 일찍부터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했고 국내 인터넷벤처 산업을 이끈 선구자이자 진정한 벤처기업인"이라며 "벤처업계는 대한민국 인터넷벤처의 역사와 함께해 온 고 김정주 회장의 도전과 열정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정헌 현 넥슨 대표는 "넥슨의 창업주이자 저의 인생에 멘토였던 그리고 제가 존경했던 김정주 사장님이 고인이 되셨다"며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태어난 이 회사가 글로벌에서 누구나 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회사로 만들어 달라며 환하게 웃던 그 미소가 아직도 제게는 선명하다"며 "저와 넥슨의 경영진은 그의 뜻을 이어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더욱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넥슨 최고경영자(CEO)인 오웬 마호니 대표는 "우리의 친구이자 멘토인 제이 킴(김정주 지칭)을 잃은 비극을 표현하기 어렵다"며 "넥슨 가족과 수많은 친구들이 그를 깊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은 "갑작스런 비보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며 "고인의 개척자적인 발자취는 우리에게 큰 족적을 남겼다. 항상 게임업계의 미래를 고민하며 걸어온 고인의 삶에 깊은 애정과 경의를 표하며, 오랜 게임업계 동료로서 무한한 슬픔을 느낀다"고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업계의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으며,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도 "한국게임산업에 큰 업적을 남긴 고인의 명복과 안식을 빈다"고 전했다.

 

특히 엔씨의 김택진 대표는 "내가 사랑하던 친구가 떠났다. 살면서 못 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고 비통한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두 사람은 서울대 공대 선후배 사이로, 대한민국 게임업계 1세대 수장으로서 국내 게임산업의 부흥을 이끌었다.


■ 故김정주 이사(넥슨 창업주)는...

 

故김정주 이사는 1968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학사)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전산학과 석사를 취득했고, 박사과정에 진학했으나 6개월 만에 그만두고 1994년 넥슨을 창업했다.

 

자본금 6000만원으로 시작한 넥슨은 곧 국내 PC 온라인 게임의 시초라 불리는 '바람의 나라' 개발에 착수했고, 2년만인 1996년 4월 출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넥슨을 국내 최고의 온라인 게임회사로 만들었고, 더 나아가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이후 1999년에는 엠플레이를 설립했으며, 2001년에는 넥슨 모바일사업팀을 분사해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 모바일핸즈를 설립해 모바일 게임 산업에도 높은 관심을 쏟았다. 이후 2005년부터 2006년까지는 다시 넥슨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넥슨이 2006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에는 NXC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리고 15년만인 2021년,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故김 이사는 넥슨의 성장과 함께 '투자'와 '사회공헌'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08년에는 네오플을 38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너무 높은 금액'이라는 이유에서다. 당시 네오플은 던전앤파이터를 서비스하고 있긴 했지만, 지금의 위상과는 매우 달랐고 던전앤파이터 외에 이렇다할 만한 차기작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수 이후부터 네오플의 매출은 계속 증가했고, 중국 서비스 이후에는 넥슨 그룹 전체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이어 2010년에는 서든어택의 개발사인 게임하이(현 넥슨지티)와 엔도어즈를 인수하면서 포트폴리오의 다변화에 일조했다. 또 2011년에는 JCE, 2015년에는 불리언게임즈를 인수했다.

 

해외 게임사에 대한 투자도 진행했다. 2013년에는 빅휴즈게임즈의 지분 일부를 인수한 뒤 2015년 완전 인수했으며, 2021년에는 일본 주요 게임사인 반다이남코홀딩스, 코나미홀딩스, 세가사미홀딩스에 투자를 진행했다.

 

게임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이어갔다. 세계 최대의 레고 온라인 거래장터인 '브릭링크'를 2013년 인수하였으며, 2014년에는 유럽 명품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를 인수했다. 2017년에는 펫푸드기업 '아그라스델릭'을 인수했으며, 2020년에는 동물사료 제조사 '세레레'를 인수했다. 2021년에는 미국 완구회사 해즈브로에 투자를 진행했다.

 

그리고 수 년 전, 암호화폐 붐이 일기 시작할 때부터는 암호화폐 관련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2017년에는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을 인수하였으며, 2018년에는 유럽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사회공헌에도 많은 힘을 쏟았으며,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사회공헌에 적극적이었다.

 

2005년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를 포함, 총 130여 곳에 개관한 '넥슨작은책방'은 어린이들을 위한 지식과 배움의 터로 자리매김하였으며, 꾸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또 2014년에는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 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 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하여 장애어린이와 가족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어 2019년과 2020년에는 국내 최초의 공공 어린이재활병원인 '대전충남넥슨어린이재활병원'과 국내 최초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서울대학교 넥슨어린이완화의료센터' 건립을 위해 기부를 약정했고, 2021년에는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경남권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건립에 동참했다. 

 

이 외에도 2013년에는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의 컴퓨터 박물관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개관하여 컴퓨터와 게임의 역사를 수집/보존하고 있다. 여기에 전시 된 '애플 I' 컴퓨터는 세계에도 6대 남지 않은 것으로, 가격을 떠나 역사적 의미가 높다고 평가되고 있다. 참고로 故김 이사가 직접 구동하는 영상도 남아 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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