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올해 최고 히트작, '데이브 더 다이버'가 '장수 게임' 반열에 들겠다는 각오다.
지난 6월 스팀을 통해 출시 된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해양 탐사와 초밥집 경영의 절묘한 조합과 유쾌한 게임성을 무기로 메타크리틱 머스트 플레이 뱃지를 따냈으며,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올해의 PC 게임 후보'에 오르는 등 전 세계 평단과 유저 평가 모두 사로잡은 게임이다. 특히 지난 9월 글로벌 판매량 200만 장 돌파 기록을 세우며 넥슨 패키지 게임 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스팀에서의 흥행은 콘솔 플랫폼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26일 닌텐도 스위치 다운로드 버전으로 출시 된 '데이브 더 다이버'는 출시 직후 닌텐도 e숍 베스트 셀러에 등극했으며, 쟁쟁한 게임들을 뒤로 하고 한국, 북미, 일본 등 닌텐도 e숍 판매 랭킹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속으로 흥행에 성공한 '데이브 더 다이버'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닌텐도 스위치 버전 출시를 기념하여 민트로켓의 황재호 디렉터, 정기엽 아트 팀장, 서보성 프로그래머 팀장, 우찬희 기획 팀장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닌텐도 스위치 버전 개발 중에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황재호: 조이콘을 분리할 수 있다는 점을 미니게임에 활용했고, UI 가독성을 높이는데 신경썼다. 최적화 로딩도 마찬가지로 많이 신경 썼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아 앞으로 계속해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Q. 카드 수집 콘텐츠의 '사토'는 포켓몬 캐릭터의 패러디인데, 어떻게 닌텐도의 검수를 통과했는가?
황재호: 닌텐도 검수가 생각보다 너그러워 웃고 넘어가셨다. 초반 대사 중에 패러디를 드러내는 부분이 있는데 딱 그부분만 삭제되었다.
서보성: 닌텐도 가이드라인이 엄격하다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실 것이다. 스위치에서 우리가 이런 기능을 쓰겠다고 하면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개발팀이 사전에 확인하고 테스트한다. 이후 내부 QA 검수를 거치고 다시 닌텐도에서 추가 보충 사항 피드백을 주는데 꽤 빠르게 피드백을 줘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Q. PC 버전을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개발하면서 어떤 문제가 가장 컸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하다. 또 판매성과에 대한 소감은?
서보성: 메모리부분이 아쉬웠다. 스위치는 PC보다 메모리가 적기 때문에 어떻게 구성해서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또 PC와 다르게 슬립 모드를 구현 하는 것이 어려웠다.
황재호: 패키지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다운로드 상위권에 있다는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아저씨 캐릭터가 마리오 옆에 서 있는 걸 보고 싶었는데 수박이 사이에 껴서 아쉬웠다.
Q. 닌텐도 스위치 출시 후 긍정적 피드백이 있다면?
우찬희: 역시 누워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시고 있다. 저희 게임이 스트레스가 많거나 복잡한 게임은 아니라 편안한 환경에서 하기 좋은 게임인데 그런 점을 만족시켜 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
Q. 향후 DLC나 추가 콘텐츠 업데이트, 실물 패키지 출시 계획이 있는지?
황재호: 콘텐츠 업데이트 계획이 있다. DLC로 가면 볼륨과 내용을 충분히 채워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언젠가는 꼭 하고 싶다. 실물 패키지는 업체들이 많은 의견을 줘서 내고 싶다. 다운로드로도 구매하시고 나중에 실물이 나오면 그것도 구매해주시면 좋겠다.(웃음)
Q. 일본에서는 만화도 나왔던데, 관련 굿즈 개발도 진행할 계획인지?
황재호: 일본에서는 거의 무명의 IP인데도 코로코로코믹스에서 연재한 만화가 적지 않은 인기를 얻었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제작 관련 문의도 많이 왔는데, 경험이 많은 넥슨과 논의하며 가닥을 잡고 있다. 공식 굿즈는 좀 더 속도를 내서 꼭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미 중국에서 만들어 팔고 있더라(웃음)
Q.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힘들 것 같은데, 어느 시점까지 어떤 것들을 업데이트 할 계획인가?
황재호: 데드셀 같은 게임도 싱글 게임이지만, 콜라보나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우리도 유저분들이 더이상 원하지 않을 때까지 업데이트 하는 것이 (유저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조만간 콜라보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이다.
Q. 개발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면?
황재호: 저를 포함해 팀 자체가 콘솔 게임을 만들거나 스팀에 출시한 경험이 없어서 우리가 만든 게임에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테스트를 많이 했다. 스파링을 하듯, 유저가 코치라고 생각하고 끊임없이 테스트한 덕분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정기엽: 현실에 있는 어종에 대한 자료들이 부족했고, 2D와 3D를 어떻게 조합시킬지 많은 시도가 있었다. 또 실제 물고기가 나오기 때문에 판타지와 현실적인 구현 사이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을지 많이 고민했다.
서보성: 내부 프로그램팀 대부분이 모바일 출신이라 콘솔이나 PC 환경에서 조작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가장 큰 이슈였다. 특히 스팀에선 유저들이 다양한 컨트롤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 신경 썼다.
우찬희: 참고할만한 레퍼런스가 없었기 때문에 더욱더 스스로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또 재미에 대한 검증을 피드백을 통해 잡아가는 부분이 어려웠다.
Q. 어드벤처와 타이쿤이라는 장르가 뒤섞인게 매력적이었다. 이를 조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또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호평받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황재호: 전반적으로 신선하고 참신한 부분, 완성도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 특히 게임이 재미없어서 관둘지언정 불편해서 관두지 않게 만들겠다는 기조가 좋은 평가를 받는 데 역할을 했지 않나 싶다.
우찬희: 바다 속에서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은 금방 지칠 수 있다고 생각했고, 휴식과 환기를 위해 초밥집 운영 콘텐츠가 들어갔다. 그러나 처음에는 초밥집 파트가 재미없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고, 끊임없이 개선을 한 결과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제일 많이 고민한 것은 콘텐츠들의 리듬감을 살리는 것이었고, 덕분에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된 것 같다.
Q.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욕심이 나는지 궁금하다. 또 다른 후보들에 비해 데이브 더 다이버의 강점은 무엇일까?
황재호: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아무래도 밝고 유머러스한 부분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올해는 좋은 후보가 많아서 죽어도 명예롭게 죽을 수 있을 것 같다.(웃음)
Q. 해외 시상식에서도 주목하고 있는데, 참석할 예정이신지?
황재호: 수상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고민 중이다. 개인적으로 오디오 쪽을 받고 싶다. 육지와 물 속의 사운드 구현이 어려웠다. 물고기들이 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위압감을 줄 수 있을지, 성우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전달력을 높일 수 있을지 등 오디오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에 관련 상을 받으면 굉장히 영예로운 수상이 될 것 같다. 참고로 캐릭터 목소리는 팀원들이 직접 녹음한다.
Q. 국내 인디 개발자들 중에는 '넥슨이 인디까지 침범해야 하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황재호: 골든조이스틱어워드에서 인디로 노미네이트되면서 이슈가 있었지만, 일단 딱 잘라서 말씀드리는 건 우리는 인디가 아니다. 넥슨이 전략적으로 만드는 게임에 비해서는 (지원이) 척박했지만, 그럼에도 외부에서 고군분투하는 분들에 비하면 훨씬 좋은 환경인건 맞다. 인디는 더 적은 리소스로 좋은 비전을 펼치는 분들이라 생각하고, 저희팀 모두 그런 분들에게 매우 존경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참고로 넥슨이 이런 시도를 하는 건 인디를 침범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유저들의 다양해진 입맛에 맞추기 위해 기존의 크고 느린 방식과 함께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방식을 추가로 택한 것이다. 더 다양한 부분을 공략하기 위해 속도를 바꾼 것이라고 보면 된다. 절대로 인디 시장이 탐난다 그런 것은 아니다.
Q. 이용자들과 지속적으로 많은 소통을 하던데, 데이브 팀만의 내부 소통 철학이 있나?
황재호: 게임을 하는 유저들의 이야기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디스코드에도 피드백을 정말로 다 보고 있다. 얼굴을 드러내는 데 부담은 있으나 유튜브 채널에 나타나 유저 피드백이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드리고 싶었고, 최대한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싱글 패키지 게임에서는 안 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다들 라이브 게임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소통에 더 적극적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