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e스포츠가 LCK에 쉬바나의 포문을 연 이래 이후 진행된 모든 LCK 경기에서 쉬바나 정글이 나오고 있는 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상 정글 쉬바나는 잘 쓰면 상당히 강력한 챔프라는 것을 LPL AL 소속 정글러인 크로코가 확실히 보여주기도 했고, 실제로 캐리가 가능한 챔프인 것도 맞다. 다만 ‘고혈챔’ 이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쉬바나가 성장할 동안 각 라인은 상대의 공격을 잘 회피해야 할 뿐 아니라 주도권을 잡기도 어렵다. 상당히 힘든 초반을 버텨야 하면서도 성장이 둔화된다. 그리고 이렇게 억지로 성장시킨 쉬바나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다면 아주 무난하게 경기를 패하게 된다.
이는 지난 한화생명e스포츠와 kt롤스터의 경기에서도 확실하게 드러났다. 심지어 현재의 달라진 쉬바나에 대한(최근의 쉬바나는 포킹 챔에 가깝다) 숙지도 되어 있지 않다 보니. 경기 내에서의 기여도 거의 없었다. 이러한 쉬바나 픽을 3세트에서도 고집한 코칭스태프의 무능함도 많은 이슈가 됐다.
어찌 보면 나름의 임팩트가 느껴지는 장면일지도…
일단 제카와 바이퍼라는 최상급 쌍포에 도란이라는 상급의 라이너를 보유한 팀이 굳이 이러한 이점을 포기하면서 뜬금없이 정글러 밀어주기를 하는 자체부터가 문제다. 굳이 비교한다면 1군 선수에게 2군 선수의 서포팅을 맡기고 2군 선수를 주력 딜러로 내세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 마디로 쉬바나를 사용한다는 것은 ‘굳이 라이너들의 고혈을 빨아 정글러를 키운다’는 의미다. 어떻게 봐도 전제 자체에서 가성비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 팀 간의 전력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의 즐겜 픽이라면 모를까 말이다.
이전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LPL에서도 크로코의 경기를 제외하면 쉬바나를 쓴 팀은 모두 망했다. 심지어 한화생명e스포츠도 쉬바나가 기용된 두 세트 모두 비참하게 도륙 당했으며, BNK 피어엑스도 쉬바나를 쓴 1세트에서 엄청난 학살을 당하며 패배했다. OK저축은행 브리온 또한 1세트에서 쉬바나를 선택하며 파멸의 길을 맞이했다.
2일간 총 다섯 세트에 등장해 유일하게 승리를 기록한 팀은 DRX다. 다만 이것은 쉬바나를 사용해서 승리했다기 보다는 상대 팀 영재의 플레이가 너무 기량 미달이었던 점이 컸다. 실제로 경기에서의 쉬바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았고 경기를 캐리한 것도 테디였다.
이처럼 하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사용함에도 리턴값이 크지 않다 보니 현재의 쉬바나는 공인된 ‘함정 픽’이 된 상태다. 등장 이틀만에 함정 픽이 확정되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쓰면 다르다’ 라는 망상은 제발 하지 않았으면 한다. 심지어 방송 중계진 조차도 쉬바나가 나오면 기대를 하지 않는 상황이다. 굳이 쉬바나를 써서 일부러 경기에서 패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1경기 : 농심 레드포스 VS 한화생명e스포츠
- 농심 레드포스 전력 분석
현재의 농심 레드포스는 다소 어중간한 포지션에 위치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정도의 전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최하위권으로 내려갈 만한 상황도 아니다.
BNK 피어엑스처럼 무언가 계기가 만들어지거나 한 두 선수 정도가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벽을 깨고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지만 결국 현상황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우를 제외하면 믿을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서머 시즌에도 수 없이 선수들이 바뀌며 출전중이고 이러한 선수들의 기대값도 낮다. 물론 이는 로스터에 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 한화생명e스포츠 전력 분석
지난 경기에서 희대의 ‘우틀않’을 시전하며 경기에서 패한 한화생명e스포츠는 이를 계기로 확실한 단점이 드러난 느낌이다.
일단 팀 자체가 새로운 메타에 대한 해석이나 적응이 빠르지 못하다. 이는 시즌 초 경기력이 좋지 못한 것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며, 14.14 패치가 적용된 시점에서 팀 자체의 파괴력이 다소 떨어지기도 했다.
그나마 바이퍼의 경우는 챔프 폭 자체가 넓은 선수다 보니 메타 변화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지만 다른 선수들은 다르다. 아직까지는 원딜 메타가 유지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힘이 덜 빠진 느낌이나 플레이오프가 진행되는 시점에서는 14.15 패치가 적용되기에 현재의 전력을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젠지와 더불어 서머 시즌 결승전에 올라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이라 생각됐지만 현재의 모습으로는 이 역시도 가능할 것 같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이 화려한 멤버로 두 시즌 연속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한다면 이것이 선수의 문제인지, 코칭스태프의 문제인지 궁금해질 듯싶다.
- 실제 경기 분석
정상적인 양상으로 진행된다면 이 경기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가볍게 2대 0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경기다. 그 정도의 전력 차이가 있고 선수들의 체급도 높다.
다만 지난 kt롤스터 전과 같이 쉬바나를 사용하는 경이로운 행보를 계속하거나 실험픽을 구사할 경우는 다르다.
실제로 한화생명e스포츠가 실험픽을 사용했던 지난 경기들을 살펴보면 세트 패배를 기록하거나 힘든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채로운 실험픽을 가동함에도 불구하고 패하지 않는 젠지에 비해 한화생명e스포츠는 확실한 리스크가 존재하는 셈이다.
그러한 만큼 한화생명e스포츠가 매우 정상적인 밴픽으로 경기를 진행한다면 매 세트를 압도하며 2대 0 완승을 만들어 낼 수 있겠지만 쉬바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거나 또 다른 실험픽을 가동할 경우 2대 1 정도의 평범한 승리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2경기 : 디플러스 기아 VS 광동 프릭스
- 디플러스 기아 전력 분석
지난 경기에서 또 다시 T1에게 패하며 결국 먹이 사슬을 끊어내지 못한 디플러스 기아는 좋아진 팀 전력에 비해 상위권 팀에게 패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현재 상황으로는 정규 시즌 3위가 유력한 상태이다 보니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상대적으로 전력이 낮은 6위 팀을 꺾고 2라운드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팀들에게 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분명 팀 자체의 리스크라 할 수 있다.
특히나 지난 T1전에서 믿었던 바텀이 밀리며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 걸린다. 여기에 루시드의 최근 플레이가 돋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 광동 프릭스 전력 분석
스프링 시즌과 동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광동 프릭스의 현재는 매우 어둡다. 1라운드의 성적과는 대조적으로 2라운드에서는 승리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고, 플레이오프 경쟁 상대인 BNK 피어엑스에게는 이미 승수에서도 밀렸다.
무엇보다 현재 선수들의 폼이 좋지 않다. 특히나 바텀과 미드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데, 그나마 오늘 상대는 상위권 팀들 중에서도 ‘이겨 본’ 적이 있는 디플러스 기아인 만큼 조금이나마 희망을 걸 만한 상황이다.
- 실제 경기 분석
두 팀 모두 최근 승보다는 패가 더 많은 팀이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폼이 떨어져 있는 것도 같다.
차이점이라면 그럼에도 디플러스 기아는 기본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고, 광동 프릭스는 팀 전력이 완전히 바닥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팀 전력은 물론이고 체급도 차이가 있는 만큼 두 팀의 우열이 확실하게 구분되는 상황이기는 하다.
다만 디플러스 기아가 무난하게 2대 0 승리를 가져가기는 어려울 듯 보인다. 팀 간의 상성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경기에서 크게 작용을 하는 편인데 두 팀의 최근 경기는 풀 세트 접전 양상으로 가능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디플러스 기아는 이러한 ‘상성’에 상당히 영향을 받는 팀이기도 하다. 최근 그 어느 팀보다도 젠지와 풀세트를 가장 많이 만들어 내는 상성을 보여 준 바 있고, 전력이 우위라고 평가받는 상황에서도 상성이 약한 T1에게 또 다시 패배를 헌납하기도 했다.
그러한 만큼이나 이 매치는 디플러스 기아의 우위 속에 2대 1로 승리하는 그림이 나올 것으로 생각되며, 최근 폼이 다소 떨어진 양 팀의 성향 상 교전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 다소 심심한 양상의 경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