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으로 마주 볼 용기가 있는가?...‘제로 ~붉은 나비~ REMAKE’

[리뷰] ‘제로 ~붉은 나비~ REMAKE’
2026년 04월 02일 14시 31분 16초

제로 시리즈를 처음 접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2002년 PS2로 처음 만났던 이 게임은 독특하게도 사진기로 귀신(원령)들을 때려잡는, 어찌 보면 매우 ‘불합리한’ 방식으로 많은 공포감을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호러 게임에서 귀신이라는 것은 일단 도망치거나 어떻게 해서든 공격해서 쓰러트려야 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제로에서는 ‘사영기’ 라는 이름의 사진기로 원령을 찍어야 한다. 오히려 대놓고 그 무서운 것(?)을 마주 봐야 하는 부분이 바로 이 게임의 핵심 포인트이자, 공포감을 더더욱 느끼게 하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제로의 다소 괴랄한 설정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2003년에는 후속작인 ‘붉은 나비’, 그리고 2005년에는 세 번째 작품인 ‘문신의 소리’가 발매됐다. 이후에도 Wii를 통해 ‘월식의 가면’과 ‘누레가라스의 무녀’가 출시되기도 했다.

 

다만 한국에는 제로 시리즈의 첫 작품(2002년)과 붉은 나비(2004) 두 작품만이 정식으로 발매됐다. 이후에 등장한 후속작, 그리고 기존 작품의 리마스터 작품들은 모두 출시되지 못했다. 

 

그만큼 국내 유저들은 대부분 제로 시리즈의 첫 두 작품에 대한 기억만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일본 발매 소프트로 플레이를 해 보거나 하는 능력자들 역시 적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 20년 이상의 시간을 넘어 발매된 리메이크 작품

 

‘제로 ~붉은 나비~ REMAKE’는 2004년에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됐던 원작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사실 2편인 붉은 나비는 과거 2012년 WII를 통해 ‘진홍의 나비’라는 이름으로 리마스터 된 적이 있다. 다만 이 작품 역시 국내에 정식 발매되지 않았기에 아는 이들만 알고 있는 게임에 머물렀다. 

 

어쨌든 이번 작품은 리마스터 과정을 넘어 ‘리메이크’가 된 작품인 셈이다. 실제로 리메이크가 된 시리즈는 이번 붉은 나비가 유일하다. 그만큼 보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 탄생한 추억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작품의 원작은 2000년대 초반에 발매됐다. 그만큼 이 작품을 직접적으로 플레이 해 봤거나 아는 이들은 어느덧 나이가 40대에 접어든 경우가 대부분이고, 40대 이하의 게이머 중 이 작품을 해 본 한국 게이머들은 사실상 별로 없다.

 

물론 일본 내수용 Wii 게임을 구해 플레이를 해 본 이들, 혹은 2020년대에 등장한 리마스터 게임을 접해 본 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들이 많지는 않다. 

 

그러한 만큼이나 많은 한국 게이머들에게 상당히 생소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다만 40대 이상의 게이머들을 주 타깃으로 하는 작품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충분히 후속 작들과 리마스터 버전이 발매되어 왔기 때문이고, 현실적으로 시리즈를 늦게 입문한 2,30대를 위한 작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오래 된 게임을 제대로 다시 보여주고 싶은 의도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 실제로 다른 작품 역시 리메이크 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 세월을 얼마만큼 점프했을까

 

국내 팬들에게는 원작 이후 바로 만나게 되는 리메이크 작품이겠지만 실제로는 리마스터가 있었고, 이후 다시 리메이크로 진행된 작품이다 보니 리마스터 기반으로 어느 정도 게임이 완성된 부분이 존재한다. 

 

실제로 기본적인 뷰 형태가 리마스터 버전에서 사용된 숄더 뷰 방식을 사용한다. 다만 비주얼이나 조작 방식 등 전반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당연히 비주얼의 향상이 크다. 다만 최상위권의 비주얼은 아니다. 확실히 좋아졌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드는 느낌은 있다. 여기에 필름 그레인이나 모션 블러 효과가 공포감을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조금 과하다는 생각도 드는 편이다. 

 


 

무엇보다 많은 이들이 아쉬워하는 것은 전 기종이 30프레임으로 고정되어 있다는 부분이다. 부드러운 화면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분명 이러한 제약이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이러한 부분은 어느정도 의도된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분명 원작은 PS2 기반의, 저절로 비주얼이 ‘더’ 괴기스럽게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높은 해상도를 기반으로 깔끔해진 현재의 비주얼은 상대적으로 공포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30프레임 고정이 이러한 저 프레임에 의한 공포감 증폭이라는 부분을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게임의 기본적인 틀은 원작과 동일하다. 다만 세부적으로 몇 가지 다른 부분들이 존재한다. 일단 사영기의 기본 메커니즘 자체는 비슷하지만 필터와 같은 다양한 기능들과 영력 게이지가 추가되면서 과거와 같은 식으로 활용하는 것 보다는 다른 플레이 스타일이 전투에서 보다 효율적인 모습을 보인다. 

 

원령에게 ‘우화’라는, 일종의 회복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전반적으로 전투 시간이 길어졌다. 여기에 난이도 역시 원작에 비해 상승한 느낌이다. 다행히 빠른 패치를 통해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 현재는 할 만한 상태가 됐다. 

 

컨텐츠적인 부분에서는 새로운 추가 구역과 리메이크 버전 전용의 사이드 스토리, 그리고 새로운 엔딩이 더해져 만족감이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원작 이상의 확실한 한글화가 게임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마유’와의 상호작용이 업그레이드되어 단순히 따라다니는 짐짝 같은 느낌에서 같이 다닌다는 느낌이 강해졌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거친 날것의 느낌이 강했던 원작이 공포감 측면에서는 조금 더 높은 느낌이지만 스토리적인 몰입성은 이번 리메이크가 더 나은 듯 보인다. 원작이 평면적이라면 이번 작품은 입체적인 모습이라고 할까. 

 


 

- 아직 접해보지 않은 게이머라면 해 봐야 할 공포 게임의 수작

 

제로 시리즈는 앞서 언급했듯이 원령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두 눈으로 직접 지켜봐야 하는 특이한 설정이 녹아 있다. 그만큼 공포감이 배가 되고 초조함도 더 커진다. 아직 시리즈를 해 보지 못한 게이머라면, 그리고 호러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은 해 봐야 할 아주 독특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리메이크는 그래서 아주 좋은 기회다. 한글화를 통해 접근성도 좋고 게임 또한 현대적인 감각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기존 시리즈의 팬들보다는 오히려 시리즈를 접하지 못한 이들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게임이라 생각된다. 

 


 

물론 아주 완벽하지는 않다. 곳곳에 불편한 부분이나 아쉬운 부분들이 산재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이 제로 시리즈의 참신한 공포감을 희석시키는 것은 아니다. 20년도 한참 전에 게임을 해 본 이들 역시 가물거리는 기억을 확실하게 복구해 줄 좋은 기회다. 

 

자, 당신은 원령을 두 눈으로 똑똑히 마주할 용기가 있는가?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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