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애플 앱스토어에 선출시 이후 4월 초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에도 정식으로 출시된 '왕좌의 게임:Beyond the Wall'은 HBO의 유명 TV시리즈 중 하나인 '왕좌의 게임' IP를 기반으로 캐나다의 게임 개발사 비헤비어 인터렉티브가 가이아와 공동개발한 모바일 수집형 전략 RPG다.
TV시리즈 왕좌의 게임 IP를 기반으로 개발된 왕좌의 게임:Beyond the Wall은 주요 배경인 세븐킹덤이 있는 웨스테로스 대륙을 수호하는 북부의 집단 나이트워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플레이어는 전설 속 블러드 레이븐 '브리덴 리버스'의 뒤를 이을 로드 커맨더가 되어 나이트워치 대원들을 지휘하면서 와이들링, 크리처, 자이언트 등 북쪽에서 오는 위협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를 위해 세븐킹덤 내외의 강자들을 수집하게 되며 위어우드와 그린시어의 고대 마법을 사용한다는 설정으로 왕좌의 게임 본편에 등장하는 영웅들도 게임 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TV시리즈 왕좌의 게임은 지난 2019년 5월 파이널 시즌까지 방영을 마쳤다. 원작 소설인 얼음과 불의 노래가 아직 완결되지 않고 6부의 출간이 계속 미뤄지며 드라마 오리지널 스토리가 시즌6부터 다수 포함되고 스토리 전개나 급작스런 결말의 급전개에 대한 비평을 듣긴 했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HBO TV시리즈의 역대 기록을 압도적으로 갈아치우고 새로운 전성기를 불러일으키며 세계 각국에서 굉장한 호응을 얻은 작품이다.
익숙한 그 BGM이 울려퍼질 때
■ 48 YEARS AGO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간대에서 48년 전, 블러드레이븐으로 알려진 나이트워치의 로드 커맨더 브린덴 리버스는 장벽 너머를 정찰하던 도중 실종된다. 갑작스런 실종에 나이트워치 수석 정찰병 알바르 스파이어와 드라몬 블랙우드는 이리저리 흩어진 단서들을 따라 브린덴 리버스를 추적한다. 시스템상 플레이어가 나이트워치의 후임 로드 커맨더지만 실질적으로 메인 스토리의 주인공은 알바르 스파이어와 드라몬 블랙우드라고 볼 수 있다.
여기까지라면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비롯해 원작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 본편 시점보다 한참 이전이기에 매력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본편의 인기 캐릭터들을 위어우드와 그린시어의 고대 마법으로 소환한다는 설정을 차용했다. 따라서 모든 플레이어가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구할 수 있는 You Know Nothing 존 스노우나 현재 이벤트를 통해 제공되는 멜리산드레를 전설 퀘스트에서 습득할 수 있고, 뽑기 시스템 나이트워치 소환 기능이나 일부 패키지, 그리고 각종 미션을 완수해 용의 어머니 대너리스를 비롯한 다수의 영웅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런 영웅들 외에도 무자비하게 등장인물들이 갈려나가는 왕좌의 게임 세계에서 천수를 누리고 편하게 숨을 거둔 인물 마에스터 아에몬이 등장하기도 해 얼음과 불의 노래 세계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름대로 반가운 이들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You Know Nothing
■ 조각모음과 장비갖춤
왕좌의 게임:Beyond the Wall엔 이런 유명한 영웅 캐릭터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세력의 병사들을 나이트워치에 소집해 전투에서 운용해야 전투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각각의 캐릭터들은 근거리나 원거리 공격 등 병종이 있고 북부, 리버랜드 등 웨스테로스 대륙의 주요 세력에 속한다. 이 세력 구분은 향후 몇 가지 컨텐츠와도 연관이 있는 시스템이며, 같은 세력의 캐릭터들을 전장에 배치하면 그에 따른 진영 효과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원작의 영웅들과 각지의 특색있는 병사들을 모집할 수 있다는 시스템은 꽤 매력적이다. 그렇다면 이런 영웅들과 병력을 어떻게 육성하느냐가 관건이다. 왕좌의 게임:Beyond the Wall에서는 여러가지 유형의 육성 시스템을 탑재하는 방식을 택했다. 우선 영웅들의 레어 등급인 별의 갯수를 해당 영웅의 조각 몇 백개를 모아서 투입하는 것으로 상승시키고, 각 병력들도 해당 병력의 조각을 일정량 모아서 투입하면 브론즈, 실버, 골드 등의 등급이 오른다. 등급을 향상시켰을 때의 성장 곡선은 꽤나 가파른 편이다. 예를 들어서 일반 병사 유닛의 경우 실버 등급에서 올라갈 때 수십 퍼센트의 능력치 향상이 있을 정도다. 결국 조각은 완전한 육성까지 상당량이 필요하니 이 작품을 하는 내내 모을 수밖에 없다.
다음은 직관적인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레벨이다. 레벨은 전투에 참가해서도 조금씩 경험치를 얻지만 주된 육성은 경험치 책을 사용한 레벨업이다. 경험치 책은 영웅 전용과 병사 전용으로 구분되고 상점이나 각종 컨텐츠, 스토리 스테이지 등 이 작품의 전반적인 컨텐츠에서 입수할 수 있다. 이외에도 습득할 수 있는 자원으로 코르크 같은 다종의 재료들이 존재하는데 이걸 사용해 병사 캐릭터의 장비 4종을 강화하는 것.
영웅 캐릭터의 레벨 상한은 계정 레벨인 로드 커맨더 레벨에 따라 천천히 해금되며 병사 캐릭터의 레벨 상한은 특정 아이템을 수집하고 이를 소모해 더 높일 수 있다. 스킬은 조금 더 레벨을 올리기 어려운 편이다. 영웅과 각 병사들 개개인에게 스킬 아이템이 있어 이를 사용해 스킬 하나의 레벨을 1 높일 수 있다. 스킬 외에도 일반 캐릭터들은 앞서 언급한 장비 강화를, 그리고 영웅 캐릭터는 전략 카드라는 장착형 카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영웅 캐릭터는 각기 고유한 특징을 가진 영웅 특성을 올리면서 특화된 강함을 갖출 수 있고 펜던트를 모아 장착해 세트를 갖추면 단계별로 큰 능력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상당히 많은 강화 요소를 탑재하고 있어 적어도 초반에는 육성할 주요 영웅과 캐릭터들을 정해두고 그들을 집중적으로 키워보니 진행이 편했다.
■ 미니 SRPG풍 전투
본 작품의 전투는 보편적인 SRPG의 틀에 따라 턴 기반으로 진행된다. 캐릭터의 종류에 따라 이동할 수 있는 거리나 공격 유형, 범위 등이 다르다. 앞서 키워야 할 캐릭터들을 딱 정해두고 초반을 넘기는 것이 좋다고 했던 이유는 전장에 출전할 수 있는 캐릭터에 제한이 있기 때문. 한 전투에서 출전할 수 있는 영웅은 한 명이고 그 외의 일반 캐릭터들은 스테이지나 컨텐츠 종류에 따라 없거나 수가 제한된다.
아군과 적 모두 비슷한 소규모의 전투를 빠르게 진행하므로 편성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굉장히 수월하고 시원시원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선 영웅 캐릭터만이 아니라 일반 캐릭터들 중에서도 뛰어난 패시브 능력을 지닌 캐릭터들이 있어서 세력 시너지와 패시브 스킬의 시너지, 병종의 효율성 등을 적당히 따져서 편성하면 순식간에 스테이지를 넘길 수 있다. 좋은 예로 현재 이벤트를 통해 누구나 쉽게 1성은 획득할 수 있는 멜리산드레가 그렇다. 멜리산드레는 근접공격 캐릭터인데도 생각보다 변변치 못한 일반 공격을 보여주나 화염을 날리는 스킬은 강력하다. 또, 적을 하나 처치하면 적 전체에게 꽤 큰 피해를 입히는 효과가 발동되며 낮은 확률로 중독 상태에 빠뜨리기까지 한다. 심지어 이 효과로 적을 처치하면 다시 같은 효과가 발동해 적 체력을 적당히 깎아두면 한 턴에 바로 적을 전멸시킬 수 있는 강력한 효과다.
왕좌의 게임:Beyond the Wall에는 블러드레이븐을 쫓으며 와이들링, 나이트워치 배신자 등 다양한 적들을 마주치며 난관을 헤쳐나가는 알바르 스파이어의 여정을 그린 스토리 모드 외에도 일반 캐릭터 레벨 상한을 풀어주는 아이템을 비롯해 몇 가지 재화를 습득할 수 있는 위어우드 탐색, 일정 시간 특정 세력의 캐릭터를 파견해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원정, 돌발 이벤트, 보스전, 주말에 열리는 장벽 방어전 등 많은 컨텐츠들이 준비되어 있다.
■ 왕좌의 게임 팬을 위한 외전
이 작품은 왕좌의 게임과 원작 얼음과 불의 노래 속 세계관을 매우 사랑하는 팬들을 위한 게임이다. 비록 조각 모으기 등의 시스템이 그렇게까지 많은 사람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시스템이라고는 하나 스토리 진행을 통해 48년 전, 장벽을 지키는 나이트워치 대원과 로드 커맨더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었다. 아쉬운 점은 전투 중 외침이나 비명 같은 음성은 삽입되었으나 스토리에 음성이 탑재되지는 않아서 귀가 조금 심심하다는 것.
캐릭터 모델링이나 배경 등은 스마트 플랫폼 게임인 것을 생각하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꽤 깔끔하게 표현되었고 스토리 모드 스테이지 하나마다 삽입된 컷신에서도 캐릭터들의 동작이나 표정이 의외로 어색하지 않아서 보기에 나쁘지 않다. 이런 점을 전투에서도 보여줬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전투에서 보여주는 공수의 타격감이나 스킬 이펙트는 부족하게 느껴진다. 또 본편 캐릭터들은 스토리를 진행할 때엔 사용할 수 없는데 아무래도 48년 전의 사건에 그들이 나서는 것이 어색하기 때문. 그래도 스토리 이외의 컨텐츠에선 적극적으로 그들을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왕좌의 게임:Beyond the Wall은 이벤트로 배포하고 있는 멜리산드레 외에도 본편의 인기 캐릭터 제이미 라니스터를 새롭게 추가하며 수집 가능한 영웅의 폭을 확장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