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는 오랜 기간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의 출시를 앞두고 게임이 어떤 과정을 거쳐 개발되는지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살펴볼 수 있는 개발 현장 투어를 24일 진행했다.
개발 현장을 둘러보는 투어는 과천 소재의 사옥, 펄어비스 홈 원에서 진행됐다.
펄어비스 홈 원은 지난 2022년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 개발 기지를 꿈꾸며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새로운 사옥으로 입주한 장소다. 사옥 자체를 거대한 게임 개발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홈 원의 설계 단계부터 게임 개발 최적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니즈를 반영해 제작 공정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개발자의 상상력을 기술적 제약 없이 구현하기 위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홈 원에는 붉은사막부터 시작해 도깨비 등 신작 개발과 게임의 핵심인 엔진 스튜디오가 존재하며 사실적인 액션을 전달하고자 모션 캡처 스튜디오, 폴리사운드 스튜디오, 작곡가룸, 더빙룸 등을 갖춘 오디오실, 3D 스캔 스튜디오 등을 갖추고 있다.
24일 투어에서는 마치 영화의 제작 환경을 연상케 하는 이 장소들을 두루 살펴보며 붉은사막의 개발 과정 일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홈 원 로비에는 붉은사막 전시공간이 존재한다
■ 액션과 안전, 모션 캡처 스튜디오
펄어비스의 모션 캡처 스튜디오는 과천 사옥 홈 원과 안양의 아트센터를 포함해 약 270여 대의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다. 사옥의 스튜디오를 보고 바로 안양 펄어비스 아트센터를 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이번 투어에서는 홈 원의 모션 캡처 스튜디오만 둘러봤다.
홈 원 모션 캡처 스튜디오는 펄어비스가 추구하는 리얼리티의 근간이자 독보적 생동감을 탄생시키기 위한 공간이다. 층고를 높게 설계해 실제 말의 움직임, 와이어 액션, 대규모 그룹 전투 장면까지 제약 없이 촬영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1,600만 화소급 초고성능 모션 캡처 전용 카메라 120여대가 홈 원 모션캡처 스튜디오에 배치되어 있다.
이런 환경을 통해 모션 캡처 배우와 도구에 부착한 마커를 추적하는 것으로 배우의 관절 움직임부터 손가락 마디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정밀하게 데이터화할 수 있다.
또, 펄어비스의 자체 게임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과 모션 캡처가 실시간으로 연동되어 촬영 중인 배우의 동작이 즉각적으로 게임 캐릭터에 반영되면서 개발자와 배우가 모두 현장에서 결과물을 바로 확인하고 액션의 완성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아무래도 거칠고 속도감 있는 액션을 빚어내는 장소이다보니 안전 문제에도 신경을 쓴 것을 느꼈다. 홈 원의 모션 캡처 스튜디오 바닥재는 단단하지 않고 다소 물렁한 특수 스펀지 느낌의 소재를 내장했으며, 디테일을 표현하기 위해 준비한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무기들도 소재에 신경을 써 빠르고 화려한 액션을 캡처할 때도 부상의 위험성을 줄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투어에서는 설명과 함께 실제 모션 캡처 액터들이 모션 캡처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그리고 두 액터가 선보이는 모션 캡처 액션의 합을 감상할 수 있었다. 투어를 통해 설명을 들은대로 즉각적인 캡처 반영이 이루어져 액터들이 펼치는 화려한 무술 대련이 빠르게 결과물로 출력되는 모습을 눈에 담았다.

다양한 크기의 무기들. 좌측엔 낚싯대, 망치, 총기 모형들도 있다.



총 24명의 모션 캡처도 진행해봤다고.
이 날 방문하지 않은 아트센터의 모션 캡처 스튜디오 같은 경우 좀 더 큰 규모감을 갖추고 있다. 150대의 카메라와 9m 이상의 층고를 갖춘 300평 규모의 넓은 공간이 특징이다. 높은 층고와 넓은 공간 덕에 와이어 액션부터 부피가 큰 물건, 동물 등 공간의 제약없이 다채롭고 사실감 넘치는 모션 캡처 촬영이 가능한 공간이다.
■ 디지털에 현실성을 구현하는 3D 스캔 스튜디오
다음으로 방문한 3D 스캔 스튜디오 또한 흥미로웠다.
펄어비스는 국내 게임사 중에서도 드물게 3차원(3D) 스캔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다. 스튜디오에서는 사람이나 갑옷, 무기 등 대상물을 180여 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촬영하고 이렇게 실존하는 물체를 정확하면서도 빠르게 데이터화해 실제에 가까운 모습을 게임에 담아낸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제일 규모감이 큰 전신 스캔 파트다. 전신 스캔 파트는 고성능 DSLR 카메라를 원형으로 배치해 단 한 번의 셔터로 피사체를 360도 전 방향에서 캡처하며, 이를 통해 인물, 갑옷, 복잡한 형태의 무기나 유물을 밀리미터(mm) 단위로 정밀하게 재현해내는 것이 가능하다.


존재감이 엄청났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입 모양의 미세한 떨림, 눈가 근육 움직임 등을 캡처하는 페이셜 스캔, 게임 세상을 구성하는 바위, 나무 밑둥, 유물 같은 자연물과 소품들을 3D 리소스로 제작하는 텐테이블 카메라 부스까지 총 3개소로 구성되어 있다.
스캔 스튜디오에서 전신 스캔 장치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 요소는 수많은 나무와 돌, 모래, 마네킹 같은 사물들이었다.
평소에는 실제 모델을 활용해 작업을 진행하는 페이셜 스캔 파트에 임시로 앉아있는 마네킹 외에도 내부에는 다양한 마네킹과 무기, 갑옷 같은 장비는 물론 테스트로 활용한 퀄리티 높은 물건들, 옮기기 어려운 사물이나 장소를 촬영하기 위한 외부 촬영 장비 등이 존재한다.

페이셜 캡처

그 중에서도 유독 돌이 많았는데, 스튜디오 여기저기에 많이 놓여 있는 다양한 형태의 돌은 지자체 협조를 통해서 채취한 돌을 비롯한 나무 같은 사물은 실제 스캔을 거쳐 게임 내의 벽이나 돌 등으로 활용된다.
여담으로 이 스캔 스튜디오를 통해 붉은사막만이 아니라 개발 중인 도깨비, 그리고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 속 건물이나 사물도 탄생했다.


게임에서 이런 것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지도?


여기저기 돌, 돌, 돌! 좌측에 살짝 보이는 카트로 돌을 옮겼다고 한다.
■ 빚어낸 사운드와 엔진의 상호작용, 오디오실
홈 원의 오디오실에는 작곡가, 음성 전문가, 효과음 파트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오디오실에는 개별 스튜디오는 물론 배경음악, 효과음, 환경음, 성우 녹음 등의 작업이 이루어지는 스튜디오가 각각 준비되어 보다 생명력 넘치는 음향을 자아낸다.
오디오실에서는 기존의 소스를 활용하기보다 실제 악기를 활용하거나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생소리를 창조해낸다. 붉은사막은 물론이며, 국악 요소가 가미된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에 활용된 실제 악기들도 오디오실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성우 녹음 현장

맞은편 스튜디오에서 바로 작업이 진행된다

실제 활용된 악기들
음악 외에도 갑옷이 부딪히는 쇳소리를 위해 기성 소스를 활용하기보다 실제 갑옷을 입고 움직이면서 녹음한다거나, 드래곤의 소리를 표현하기 위해서 어떤 방식을 활용할지 고민한 결과 캐비닛과 고무 호스의 마찰에서 나온 소리를 녹음하고 이를 빚어 훌륭한 드래곤의 사운드로 탄생시키기도 한다.
오디오실의 작업은 단순 효과음이나 배경음악 제작, 녹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공간에 따른 울림, 거리에 따른 소리 변화 등 물리적 특징을 반영한 입체 사운드를 설계하고 게임 속에 실제 존재하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예를 들면 전투의 한복판에 있을 때와 조금 멀리 떨어져있을 때, 그리고 오브젝트가 파괴되며 자갈이나 나무 파편이 바닥에 비산하는 사운드, 바람의 세기에 따라 달라지는 초목의 소리 등이 각기 다른 입체감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블랙스페이스 엔진 덕에 실제 게임 속 상황을 엔진이 체크해 강타가 적중했을 때 이를 캐치하고 군중이 환호성을 지르는 등 상황에 따른 오디오 현장감을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해낼 수 있다고.

저기 보이는 캐비닛과 호스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드래곤의 멋진 사운드로 탈바꿈한다
이번 투어를 통해 잠시나마 펄어비스가 붉은사막에 들이고 있는 노력과 장인정신의 편린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런 작업이 온전히 반영된 정식 출시판을 만나는 날이 기다려진다.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한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장르로 출사표를 던진 기대작 붉은사막은 오는 3월 20일 출시될 예정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