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폐막, e스포츠 대표팀은 5개 종목 '결실'

e스포츠 종목의 행방은?
2026년 10월 04일 21시 52분 28초

4일 저녁 폐회식을 끝으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39, 은메달 43, 동메달 68로 총 150개의 메달을 목에 걸어 종합 3위로 마무리했다. e스포츠 국가대표팀은 총 11개 종목에서 금메달 2, 은메달 1, 동메달2로 도합 5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아시안게임에서의 e스포츠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그러나 착실하게 그 규모를 키워온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18년 개최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e스포츠 6개 종목이 신설되며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 무대에 첫 등장을 한 이래,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7개 종목과 함께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리고 이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이르러서는 13개의 게임을 11개 종목으로 편성해 가장 많은 e스포츠 부문의 경기가 치러지기도 했다.

 

 

 

■ 11개 종목 중 5개 종목에서 메달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팀은 11개 종목 중 9개 종목에 출전해 5개의 메달을 차지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주로 이길 수 있을만한 종목에서는 따냈고, 이기기 어려운 종목에서는 패하는 양상이었다.

 

'e풋볼' 선수단은 22일 치러진 조별 예선에서 1차전 상대인 카타르 선수들이 도착하지 못해 기권 처리되며 1승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0-1, 0-2로 승리를 내주며 조별 예선으로 여정을 마무리했다.

 

'그란 투리스모7' 대표 선수로 출전한 김영찬(25)은 22일 타임어택 퀄리파잉과 23일 조별 경기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으나 최종 레이스에서 6위, 1위, 3위를 기록하며 이번 아시안게임 e스포츠 첫 메달이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실제 레이싱과 e스포츠 레이싱 양쪽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도 주목된 바 있다.

 

 

 

'뿌요뿌요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 개최 시기부터 일본의 어린 국가대표 쿠리하라 유키(11)의 출전으로 시선이 모였던 종목이었다. 대한민국에서는 강동신(24)이 출전해 그들의 대결이 성사될 것인지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두 선수 모두 예선부터 상대를 압도하며 결승까지 올라왔으나, 결승전은 강동신이 먼저 승리를 따냈음에도 이후 쿠리하라 유키의 대연쇄에 당하면서 최종 스코어 2-10으로 패해 은메달을 따냈다.

 

 

 

e스포츠 종목 중 첫 금메달은 '대전격투 게임'에서 거머쥐었다.

 

평균 나이 41.7세의 이광노(44, madkof), 배재민(41, Knee), 연제길(39, DakCorgi) 등 노련한 '아재'들로 구성된 선수단은 예선부터 4강까지 카자흐스탄, 홍콩, 대만, 사우디 아라비아에게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서 일본 선수들과 맞붙었고, 치열한 공방 끝에 승기를 잡은 대한민국 선수들은 세트스코어 5-2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포켓몬 유나이트'는 e스포츠 대표팀에 네 번째 메달을 안겨준 종목이다.

 

10개국 58명의 선수가 참가해 3개 조로 나뉘어 조별 리그부터 치렀다. 김재영(33), 이지환(29), 진수빈(25), 박성순(18), 조민혁(18)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대표팀은 C조에서 인도를 2-0으로 꺾고, 일본과의 2차전에서 1-2로 패해 조 2위로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8강에서는 싱가포르 상대로 2-1 승리를 거둬 준결승에 진출했으나 일본과의 재전에서 0-2로 패하며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또 다른 MOBA 장르 게임인 '아너 오브 킹즈(왕자영요)'는 C조에서 미얀마를 2-0으로 꺾어 8강에 진출했지만 8강전에서는 필리핀에게 0-2로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PUBG 모바일'은 28일부터 29일까지 총 12개의 매치를 매일 6개씩 나눠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1일차 경기 중 매치1에서 3위, 매치4에서 4위, 매치6에서 2위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다른 3번의 매치에서는 중하위권을 기록했다. 이튿날 첫 번째 매치에서는 1위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했음에도 이후의 경기들에서 중위권과 하위권으로 마무리하면서 최종 성적 6위를 기록했다.

 

'제5인격'은 대한민국 e스포츠 대표단에서 유일한 홍일점이 있다는 것으로 알려진 종목이었다.

 

대한민국은 28일 B조에서 말레이시아에게 0-2로 패하고, 베트남과의 경기에서는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홍콩과의 경기에서는 2-1로 대한민국이 승리해 8강에 진출했지만 중국에게 0-2로 패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딸 종목으로 일찍부터 예상됐으며, 이상혁(30, Faker), 최우제(22, Zeus), 김건부(25, Canyon), 김건우(23, Zeka), 이민형(24, Gumayusi), 류민석(23, Keria)가 대표선수로 발탁됐다.

 

실제로 조별 예선부터 대만, 인도, 홍콩, 사우디 아라비아, 그리고 결승에서 다시 만난 대만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전승 우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아시안게임 2연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 순탄치만은 않았던 아시안게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9세에 이미 국제 대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11세 대표선수의 출전, 평균 나이 40대의 대표선수들이 펼친 명승부 등 눈길을 끄는 스타플레이어들의 경기도 있었지만, 일부 경기 진행에서는 다소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제5인격 대한민국 대표팀이 홍콩과 치른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 8강에서 유력한 우승후보 중국과의 경기로 맞붙게 된다는 상황 속에서 일부러 다음 대전 상대를 좋게 받기 위해 패배하는, 소위 말하는 '패작'을 했다는 의혹이 경기 시청자들에 의해 제기된 것. 당시 제기된 의혹은 홍콩 팀이 먼저 패작을 시도하고, 한국 팀이 맞불을 놓았으나 이후의 라운드에선 한국 팀만 정상적인 플레이로 전환했다는 것이었다.

 

경기 종료 직후엔 공식 페이지에서는 경기 스코어를 안내했지만, 곧 '비공식(Unofficial)' 상태로 전환된 뒤, 밤 9시 이후에서야 재차 결과가 기록됐다. 공식 경기 결과지를 살펴보니 실제로 양 팀의 감시자가 획득한 점수가 모두 0점으로 처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Hunter 포인트가 전부 0점으로 처리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e스포츠를 다른 스포츠들과 동일선상에 둬야 하는가?라는 물음도 여전히 일각에서 들려왔다.

 

일례로, 뿌요뿌요 e스포츠에서 금메달을 따낸 쿠리하라 유키의 뉴스를 전한 산케이 신문 등의 댓글에서는 경기 내용이 아닌 선수 본인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e스포츠가 다른 스포츠와 동일선상에서 정식종목으로 인정되는 것이 맞는 일이냐는 의문이 많은 공감 수를 획득했다. 이는 e스포츠에 비교적 친숙한 대한민국에서도 공식 중계 채널 및 응원 페이지 댓글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반응이기도 하다.

 

이미 이전에도 특정 국가들에 유리한 종목들이 많이 편성된다거나 게임 운영사의 방침에 따라 밸런스 등의 변화가 자주 일어날 수 있는 e스포츠를 다른 스포츠와 같은 선상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있었는데, 여전히 e스포츠의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 입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스포츠의 정식종목화에 대한 시선을 개선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 것으로 보인다.

 

■ 다음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의 행방은?

 

이러한 여론의 시선에 더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e스포츠 정식 종목 제외 논란도 있었다.

 

OCA에서 홈페이지에 공개한 지난 2024년 11월 26일자 제90차 집행위원회 결정문을 살펴보면 제6항에 e스포츠, 무술 및 마인드스포츠 위원회의 제안, 즉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이후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서 e스포츠를 제외하고 별도 아시아 e스포츠 및 마인드스포츠 대회를 개최하자는 제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또한 별도의 아시아 마인드스포츠 연맹과 마인드스포츠 대회를 창설하자는 제안도 승인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제6항 원문

 

이와 같은 내용이 각국 언론에서 거론되자, 지난 9월 28일 OCA는 이번 아시안게임 이후 e스포츠가 제외될 것이라는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후세인 알 무살람 OCA 사무총장은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의 일환'으로 계속될 것이며, OCA 또한 아시아 내 e스포츠 발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 보도된 e스포츠 아시안게임 제외는 OCA 업무 계획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지난 9월 19일에 OCA는 쿠웨이트와 개최 도시 계약을 체결해 2027년 제1회 아시아 e스포츠 및 마인드스포츠 대회 개최지를 확정지었으며 아시아 내 e스포츠 인기는 OCA가 이번 대회를 추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고려사항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대회 창설은 아시아 선수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기존 체제 내에서 e스포츠 위상을 약화시키지 않고 앞으로도 OCA가 아시아 e스포츠 발전을 지원하는 한편 다른 스포츠 행사에서도 e스포츠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다음 아시안게임은 2030년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다만, IOC 권고에 따라 해당 대회부터 홀수 해 개최로 옮기는 안건을 검토하고 있으며 안건이 통과될 경우 다음 아시안게임은 2031년에 개최하게 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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