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키스에서의 혹독한 생존 체험, '듄:어웨이크닝'

입맛대로 조절 가능한 싱글 모드의 추가
2026년 10월 01일 15시 21분 24초

무앗딥도, 리산 알 가입도, 퀴사츠 해더락도 없는 새로운 우주에서 '아라키스'는 여전히 우주의 부와 권력, 그리고 언제나 죽음이 가까이에 있는 위험하고도 고고한 사막 행성이다.

 

지난 9월 하순 SF 장르의 전설적인 소설 원작 기반의 영화로 다시금 인지도를 높인 듄 시리즈의 게임, '듄:어웨이크닝'이 PS5, Xbox Series X/S, PC 등 전체 플랫폼에 정식으로 출시됐다. 펀컴이 개발 및 유통한 듄:어웨이크닝은 원작의 요소들을 살짝 비튼 평행세계 성격의 듄 세계관 속에서 플레이어들이 생존하고 성장해가는 생존형 멀티플레이 게임이다.

 

이번 정식 출시를 통해 새로운 메인스토리가 출시되며 온전하게 원작 듄 1부 기반의 전체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게 됐으며, 멀티플레이의 PvP 강제 완화, 그리고 기존에 멀티플레이만 있었던 시스템을 개편해 플레이어가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싱글플레이 경험을 제공했다.

 

 

 

■ 모래 행성의 혹독함

 

원작과 영화에서 모두 묘사됐지만 아라키스는 상당히 위험한 행성이다. 사막 행성인 아라키스는 극지방에 빙하가 존재하고 사막으로 뒤덮인 행성 치곤 수분이 제법 있는 행성이기는 하지만, 게임의 무대가 되는 지역들은 사막 천지인 이 행성의 혹독함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컨텐츠와 동선, 시스템이 구성됐다.

 

우선, 대전제가 되는 기본 생존 시스템들이 존재한다. 모든 장비들은 영구적으로 내구도가 감소해 결과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플레이어는 항상 갈증을 채우기 위해 수분을 확보해야 하며 태양빛을 받으면 빠르게 체온이 올라 갈증이 빠르게 돌아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그늘을 찾아 게이지를 관리해야 한다.

 

 

 

다행히 현재는 초기에 비해 이런 부분들이 제법 완화된 편으로 수리하면서 꽤 오래 써먹을 수 있게 됐다. 생산 체계를 충분히 갖추고 나면 장비를 잃었을 때 다시 확보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력을 충분히 공급한 기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사용하고 있는 설비에 따라 전력 공급 기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안으로 특정 설비를 사용하지 않을 때 꺼두거나 충분한 전력망을 확보해야 오랜 시간 안전하게 기지를 유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일 내내 유지될만큼 전력을 공급하고 있었는데 좀 더 높은 티어의 설비를 들여 켜자마자 4시간 이후 전력이 고갈되는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다.

 


처음엔 급한대로 허술한 집을 짓지만

 


이런 독특한 건물이나

 


거대하고 스타일리시한 외형의 기지도 만들 수 있다

 

또, 수시로 거대한 규모의 모래폭풍이 맵을 가로질러 죽지 않으려면 피신할 필요가 있으며 기지의 보호 유지를 위해 항상 전력을 확보해야 한다. 일주일 간격으로 찾아오는 대규모 폭풍인 코리올리스 폭풍은 엔드게임 컨텐츠인 깊은 사막의 구조를 뒤바꿔놓는 강렬한 폭풍이다.

 

그리고 듄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모래벌레'가 있다. 모래벌레는 정식 출시가 된 지금 시점까지도 그 어떤 방식으로든 등장하면 막을 수 없는 존재다. 그리고 항상, 플레이어의 발 밑에서는 모래벌레가 도사리고 있다. 죽었을 때 그 자리에 아이템을 떨어뜨리면서 죽게 되지만 모래벌레에게 먹히면 탈것이고 아이템이고 가릴 것 없이 영구적으로 잃어버리는 큰 리스크다.

 

사막을 이동할 때 모래벌레들이 진동을 감지하고, 특정 수준이 되면 모래벌레가 플레이어를 추적한다. 그리고 아라키스는 사막 행성이다. 특정 수준까지 기지의 빌드와 생산체계를 확보하기 전에는 바위 근처의 안전지대에서 안전지대로 이동하며 광활한 사막을 수없이 가로질러야 한다. 환경에서 오는 위협에 더해 항상 모래벌레라는 거대한 위협이 플레이어들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경험들은 원작이 표현하는 듄의 세계를 플레이어가 충분히 체감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평행세계에서도 아트레이데스 가문과 하코넨 가문은 아라키스에서 대립하고 있으며, 이 다툼에 각종 가문들이 딸려 있다. 엔드게임 컨텐츠인 깊은 사막 지역에서는 원작의 아라키스가 그랬던 것처럼 스파이스를 확보하기 위한 목숨을 건 채굴 활동이 이루어진다.

 

특히나 깊은 사막은 압도적으로 큰 규모의 드넓은 사막인데다 언제든 모래벌레가 나타날 수 있는 위험한 지역인지라 각 구역의 위험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고, PvP를 하는 경우엔 다른 플레이어들의 공격도 경계하는 등 게임의 시작부터 엔드게임까지 상당히 긴장도 높은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아라킨

 

■ '본연의 맛' 멀티플레이, '입맛대로' 싱글플레이

 

새로 추가된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는 서로 거의 동일한 컨텐츠와 흐름을 제시하지만 서로 은근히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먼저, 듄:어웨이크닝 본연의 척박한 생존 경험을 즐기고 싶다면 멀티플레이를 먼저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게임의 컨텐츠가 상당히 하드한 편이라서 여러 캐릭터를 굴리기에는 조금 피로감이 있기는 하기에 이쪽을 선택하면 싱글플레이에 손을 대기에는 부담감이 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게임을 플레이하면 언제든 먼저 아라키스에 왔던, 혹은 지금도 플레이하고 있지만 더 좋은 자리로 이동한 플레이어들의 흔적인 버려진 기지들을 볼 수 있다. 지역과 서버에 따라 다르지만 북미와 유럽 서버에서 200대의 높은 지연시간을 감수할 수 있다면 이곳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돌아다니는 살아있는 세계를 즐길 수 있다.

 


주변에 버려진 기지가 꽤 많아서 누군가 있었다는 느낌이 잘 드는 편

 

또, 흔하진 않지만 사막의 각 지역에서 메인 퀘스트와 계약을 수행할 때나 자원을 채집할 때 갑자기 닥쳐온 모래폭풍 등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주위를 살피다 다른 플레이어의 호의가 담긴 피난처를 발견하게 될 때도 묘하게 감동을 느낀다.

 

기지의 출입구를 폭풍 쉘터로 만들어 입장할 수 있게 만들어둔 거대 기지, 그리고 초보자들이 시작하게 되는 지역에 편하게 사용하라며 만들어둔 각종 설비와 보급품을 봤을 때 들었던 감격스러운 기분이 기억에 남는다.

 

 

 

멀티플레이 특유의 감성은 다른 곳에도 있다.

 

다음 진행을 위해 과감하게 모래를 건너다, 혹은 예상한 것보다 빨리 모래벌레가 나타나 모든 것을 잃었을 때 망연자실했는데 다른 플레이어가 아이템을 지원해주고 간다거나, 그냥 적적해서 지역에 누군가 없는지 말을 걸면 답이 돌아와 잡담을 하기도 하고, 스파이스가 터져나오는 소리를 듣고 오니솝터로 구경 가는데 다른 플레이어가 날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는 등 멀티플레이에선 다들 함께 이 위험한 행성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싱글플레이는 이미지적으로 외로운 사막이다.

 

NPC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결국 플레이어는 혼자다. 대신 엔드게임 경험도 싱글플레이로 느낄 수 있고, 자신의 입맛대로 게임에 집중할 수 있다는 막강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상당히 다양한 게임 내 요소를 슬라이더로 조절할 수 있어 위험도와 편의성 등을 내가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작에 드는 시간을 늘리거나 아예 없애버릴 수도 있고, 자원 요구량도 마찬가지다. 그냥 바로 빌드를 올리면서 최상위 티어 장비를 마련할 수 있는 셈. 여기에 갈증이 오는 정도, 스태미나가 줄어드는 정도, 내가 적에게 입히는 피해, 적이 내게 입히는 피해, 적이 적에게 입히는 피해 등도 조절해 먼치킨처럼 놀 수도 있다. 

 

심지어 모래벌레 관련 슬라이더를 조절할 수도 있고, 아예 모래벌레를 비활성화해서 이 게임의 핵심 시스템을 손해보는 대신 아주 쾌적하게 스토리만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 스토리만으로도 플레이타임이 제법 긴 편이지만, 플레이어가 조절할 수 없는 날것의 멀티플레이에서는 발전 및 장비를 갖추는 과정으로도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된다. 싱글플레이에서는 이 과정을 극단적으로 압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할 수 있다

 

■ 원작의 느낌을 적절히 살린 게임

 

듄:어웨이크닝은 원작과 영화 양쪽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설정 등 원작 소설의 요소를 차용하면서도 샤이 훌루드나 각종 디자인으로 미루어 드뇌 빌뇌브 감독이 제작한 영화 듄 시리즈에도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 개봉할 예정인 듄:파트3을 감상하기 전 즐기기에도 시기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싱글플레이 모드 추가와 멀티플레이 경험의 변화는 기존의 듄:어웨이크닝과 큰 줄기에서의 차이점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여전히 초반이 상당히 혹독한 편이고, 언제든 아이템을 잃을 수 있는데다 모래벌레가 나타나면 영구적으로 잃을 수도 있는 리스크가 큰 게임이다. 복구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선까지 가기까지를 극복하지 않으면 지쳐버릴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대로 조절해 즐길 수 있는 싱글플레이 모드는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고, 멀티플레이에서도 PvP를 강제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환해 자원을 좀 덜 얻는 대신 PvE 지역으로 진입해 깊은 사막에서의 부담 요소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며 게임의 시작 지점인 하가 분지도 PvE 지역으로 돌려 플레이의 부담을 다소 줄이는 방향을 선택해 작지만 꽤 큰 변화를 가져왔다.

 

원작의 감성은 충분히 살렸다고 본다. 물론 딥하게 모든 설정을 파고드는 팬이라면 부족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모래 속에 섞인 스파이스향을 적당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의 감성이 잘 살아있다.

 


배리어를 켜면 모래벌레가 더 민감해지고, 쏠 때를 노려서 공격해야 하거나, 슬로우 블레이드로 돌파하거나.

 

사막을 활보하며 메인퀘스트를 진행할 때 때려박는 다양한 고유 명사나 세계관 주입이 있기는 하지만 내가 중요한 인물이 되어 아라키스의 가문들과 접하고 몰살당했다는 프레멘의 유적을 돌아보는 등 서사적인 측면에서의 경험, 혹독한 아라키스를 체감할 수 있는 플레이 그 자체, 다른 플레이어들과 접할 때의 반가움, 거대한 모래벌레를 처음 목도했을 때의 웅장함 등은 꽤 만족감이 높았다.

 

듄:어웨이크닝은 취향이 잘 맞거나 초반의 하드한 과정을 견딜 수만 있다면 다음 단계로 올라섰을 때의 만족감이 높은, 수십 시간에서 수백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물론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반복적인 구조가 물린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은 위험 요소지만, 이런 부분이 오히려 아라키스에서 생존한다, 살아간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MMORPG 장르라고 생각한 상태에서 진입하면 좀 아쉬울 수 있다. 그냥 멀티플레이 생존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진입하면 생각보다 만족스럽다. 개발사 측에서 향후에도 꾸준하고 성실하게 컨텐츠를 추가해준다면 더 오래 즐길만한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알립니다

창간 24주년 퀴즈 이벤트 당첨자

창간 24주년 축전 이벤트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