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래픽과 감동적인 스토리로 호평받았던 인디 플랫폼 게임 ‘오리와 눈먼 숲’ 후속작 ‘오리와 도깨비불’이 출시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자체 게임 스튜디오 문스튜디오가 개발한 오리와 도깨비불은 전박보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그래픽을 위해 시각효과 기술(3D 파이프라인 활용, 빛, 움직임에 반응하는 게임 속 환경 등)을 향상시킨 점이 특징이다. 또 개선된 전투 시스템과 난이도 조정 등 플레이어를 위한 편의 기능 추가, Xbox One X에서 최적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려된 요소 등 다양한 부분에서 전작보다 한층 향상됐다.
Xbox 플랫폼 게임 오리와 도깨비불은 오는 3월 11일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계획이고, 게임샷은 게임 론칭 전 문스튜디오 토마스 말러 공동 창업자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전작으로부터 신작 론칭이 5년이 걸린 이유는?
사실상 5년은 아니다. 사람들이 종종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2016년 3월 11일에 ‘오리와 눈먼 숲: 데피니티브 에디션(Ori and the Blind Forest: definitive edition)’을 출시한 바 있다.
데피니티브 에디션을 개발하는 데 1년 정도 걸렸다. 오리와 눈먼 숲을 개발할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메트로배니아(메트로이드+캐슬베니아) 장르는 개발하기 까다롭다. 한 가지를 바꾸면 세계관 내 다른 무언가나 장소 등에 반드시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플랫포머 장르의 특징이기도 한데 전체 게임이 하나의 큰 퍼즐인 셈이다. 특히 이런 부분은 정말 까다롭고 오리와 눈먼 숲 개발 당시에도 다루기 어려웠던 부분이다.
우리가 게임을 만드는 방식은 상당히 노동집약적이다. 모든 장면(scene)을 수백 번, 수천 번까지 반복해서 작업한다. 모든 아트 디렉션이 조화를 이루고 실행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든다. 우리는 한 장면을 만드는 데 6개월이 걸린 적도 있다. 정말 엄청난 작업량이었다.
- 보통 이런 류의 게임들은 단편으로 끝나기 마련인데, 후속작을 출시한 이유는?
우리는 오리와 눈먼 숲의 스토리가 흘러간 방향이 마음에 들었다. 오리와 눈먼 숲을 작업할 때 처음 썼던 스토리 초안과 최종으로 선보인 스토리가 달랐는데, 나루가 쿠로의 알을 돌보면서 달콤씁쓸한 엔딩을 맞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그 엔딩은 처음 기획된 스토리와 다른 방향이었다.
그래서 다음으로 이야기로 이어지는 후속작을 만들 수 있었고, 오리와 도깨비불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이제 스토리 전체를 아우르면서도 진정으로 깊게 파고들 수 있겠군”이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오리와 도깨비불을 엔딩까지 플레이하다 보면 지금 하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오리와 도깨비불 스토리의 대부분은 주인공 캐릭터들에 대한 것이고 그들의 서사를 풀어나가는 형태다.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했던 것이 우리가 후속작을 만든 주요한 이유다. 우리는 아름다운 세계를 탄생시켰고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 이번 작에서 주요 특징적인 점을 소개한다면?
재미있는 질문이다. 보다 발전된 그래픽과 훌륭한 음악은 우리 게임이 기본적으로 갖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 게임의 주요 특징으로 게임플레이 요소를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 전투와 관련된 게임플레이는 오리와 도깨비불에서 크게 변화한 부분이다.
전작에서 플랫포밍에 신경 쓴 것만큼 오리와 도깨비불에서는 전투에 신경 썼다. 오리와 눈먼 숲에서는 오리 캐릭터 컨트롤을 세밀히 다듬는 데에만 1년 반을 소요했다. 플레이어가 오리 캐릭터로 이곳저곳 점핑하고 단순 연타만 2~3분을 하더라도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이번에는 전투에 같은 노력을 투자했다. 오리와 눈먼 숲의 플랫포밍 요소는 그대로 살리고 전투 요소를 한층 강화했다. 새롭게 추가된 요소들은 기존의 플랫포밍 요소들과도 훌륭하게 조화를 이룬다. 전투 플레이 요소까지 모두 갖추게 된 셈이다. 전투 요소를 추가하는 것은 굉장히 큰 규모의 작업이었다.
이와 같은 게임 시스템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려면 게임 속 적들에게도 변화를 주고 이를 위한 새로운 요소들을 투입해야 되기 때문이다. 적들을 디자인할 때도 온갖 새로운 작업들이 필요했다. 결론적으로 전투 요소와 긴밀하게 조화를 이룬 플랫포밍, 이것이 오리와 도깨비불의 핵심적인 게임플레이 요소이자 가장 크게 변화한 특징이다.
- 본 게임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오리와 도깨비불의 강점은 전체 게임의 느낌과 분위기로 귀결될 수 있을 듯하다. 오리의 전체 세계관, 캐릭터들이 사는 곳 등을 보면 얼마나 세심한 노력과 관심이 녹아 들어있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말 그대로 각 장면을 살펴보며 “이 장면 느낌이 어때? 애니메이션 요소들은 모두 조화를 이루고 있어? 최대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어? 등을 얘기하며 평가했고 이런 순간들이 꽤 많았다. 그리고 우리는 지연 시간 등이 길어지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화면을 지적하지 않도록 말이다.
- 게임 플레이타임은 전작과 얼마나 차이 나는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오리와 도깨비불에 부가 콘텐츠들을 많이 추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오리와 눈먼 숲 플레이타임의 두 배 정도 될 것 같다. 대략 20시간 이상으로 보면 된다. 하지만 플레이타임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플레이어의 추가 콘텐츠 선택 여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솔로 플레이를 할 때 추가 콘텐츠를 선택할지 주요 진로로만 진행할지에 따라 게임 진행이 크게 변화한다.
- 전작의 경우 그래픽과 사운드, 스토리 등에서 호평받았는데, 이번 작은 얼마만큼 이 부분을 강화했나?
하나하나 나열해보겠다. 아트 및 그래픽의 경우 오리와 눈먼 숲에서부터 수준이 매우 높았다. 우리는 후속작을 만들면서 전작의 아트 수준을 보다 업그레이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전작에서 뛰어난 아트를 보여준 것으로 만족한다(웃음).
그래도 후속작이 시작적으로 더 뛰어나 보이게 만들기 위해서 일부 극단적 방법까지 활용했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예를 들어 오리와 눈먼 숲에서는 모든 텍스쳐에 빛 효과를 채색하는 방식을 사용했고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약간 정적으로 보이는 느낌이 있었다. 이런 정적인 느낌을 제일 먼저 개선하고 싶었고 오리와 도깨비불에서는 동적인 빛 효과를 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단지 동적인 빛 효과를 내기 위해서 칼날, 풀잎 등 면적의 넓이에 상관없이 모든 각도에서 여섯 가지 텍스쳐를 추가 채색하는 작업이었다.
오리는 몸에서 빛을 내뿜는 캐릭터이고 주문 등 스킬을 사용할 때도 빛을 뿜는다. 적 캐릭터들도 빛을 낸다. 그래서 빛 효과는 오리와 도깨비불에서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다. 역동적인 빛 효과가 적용되면 작은 바위의 왼쪽 위에서 빛이 비치었을 때 실제 물체가 어떻게 보일지 시스템이 인식하고 보여주게 된다. 2D 게임의 경우 이러한 과정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면 3D 작동 모델을 갖춘 3D 게임의 경우 시스템이 이미 음영효과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음영 처리를 해야 할 지 인식하고 있다. 2D 게임은 그런 정보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빛 효과를 선명하게 하려면 2D 게임 시스템에 다량의 추가적인 데이터를 입력해야 한다.
그리고 시각효과에는 물질적 특성(physicality)을 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리와 눈먼 숲을 포함해 2D 게임들을 보면 모든 물체가 다소 정적이다. 2D의 특징이기도 한데 물질적 특성에 대한 정보가 없으므로 어떤 물체가 나무 재질인지, 바위인지 혹은 뼈인지 시스템이 인식할 수 있을 리 없고 물체가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물체의 물질적 특성과 움직임을 정확하게 묘사하기 위해서는 수동으로 모든 것을 설정해 놓아야 한다. 만약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나무 위를 걷는다면 물체는 실제 나무처럼 움직이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작고 부드러운 버섯 위를 걷는다면 실제 버섯을 밟고 있는 것처럼 탄력 있게 튀어 오르고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지게 하는 것이다.
이건 정말 대단한 변화다. 지금 만약 오리와 눈먼 숲을 플레이한 후 오리와 도깨비불과 비교한다면 꽤 정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음악의 관점에서도 우리는 이번 후속작에 훨씬 더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 오리와 도깨비불의 사운드트랙은 세계 최고 음향시설 가운데 하나인 런던의 AIR 스튜디오에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녹음됐다. 오케스트라는 코러스를 갖추고 70여 명의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우리는 플레이어들이 사운드트랙에 담긴 이 모든 것들을 충분히 듣고 흥분하기를 바란다.
- 한국 유저에게 한마디.
오리와 도깨비불이 아시아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오리 시리즈를 보면 아시아 문화로부터 상당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오리 시리즈는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기를 바랐던 작품이다. 문스튜디오 일원들은 모두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개발자들의 활동들에서 영감과 자극을 받아왔다. 그래서 더더욱 이 작품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