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가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에 이어 또 다시 디플러스 기아를 상대로 선택하면서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양 팀의 2라운드 대전이 성사됐다.
심지어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의 입장이 바뀌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와 동일한 팀 매치가 만들어진 상황이다.
8월 28일부터 진행되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는 경기에서 패배를 하더라도 결승전 진출은 물론이고 우승도 가능하다. 다만 승패에 따라 승자조와 패자조로 나뉘어지며, 패자조가 되면 보다 많은 경기를 치루어야 한다.
또한 한번 패배를 한 팀은 이후 경기에서 패배할 경우 바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며 롤드컵 선발전으로 떨어진다. 승자조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결승전으로 바로 직행이 가능하다.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가 승리하면서 승자전으로 올라간 바 있다. 과연 서머 시즌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까.
- 젠지 전력 분석
젠지가 2라운드 상대로 디플러스 기아를 선택한 것에는 풀세트 접전이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나기는 해도 어쨌든 젠지가 패배한 적은 없다는 것이 주요 요인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 2라운드에서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디플러스 기아에게 승리했고, 플레이오프가 되면 살아나는 경기력 또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어찌 됐건 젠지에게 있어 디플러스 기아는 매우 까다로운 상대다. 지난 스프링 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도 풀세트 접전 끝에 어렵게 승리한 바 있고, 서머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도 디플러스 기아에 의해 세트 전승 기록이 마감된 바 있기도 하다.
현재 선수들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서머 시즌 마지막 경기인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서도 큰 문제없이 무난한 승리를 기록했고 선수들의 폼 또한 나쁘지 않았다.
다만 젠지의 입장에서는 14.16 패치로 진행되는 첫 정식 경기라는 점이 약간의 불안 요소가 될 것 같다. 메타 적응이 완벽히 되지 않았을 경우 이미 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디플러스 기아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을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라이엇 게임즈의 의도와 달리 이전 버전처럼 미드 AD 메타가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아직 확실히 정해진 느낌은 아니다.
캐니언의 입장에서는 정규 시즌 버전을 선호하겠지만 쵸비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듯 보인다. 이미 AD든 AP든 충분히 최상급의 모습을 보여 준 만큼 상황에 따라 보다 효과적인 챔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젠지는 현재 최강의 팀이고, 우승 1순위의 팀이기도 하다.
- 디플러스 기아 전력 분석
플레이오프 1라운드 경기에서 디플러스 기아는 상당히 좋은 모습이 나왔다. 경기 운영이야 당연히 BNK 피어엑스를 압도했고, 심지어 교전 능력도 우위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규 시즌보다 훨씬 단단한 플레이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 부진한 플레이를 펼쳤던 쇼메이커가 살아났고, 켈린 대신에 선발 출장한 모함이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 준 것이 컸다.
사실 켈린은 여러 약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그렇다 보니 팀 입장에서도 다양한 전술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 모함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준 느낌이다.
다만 젠지전에서도 모함의 활약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분명 BNK 피어엑스는 디플러스 기아에 비해 체급이 낮은 팀이고, 정규 시즌을 포함해 모함이 선발로 나온 경기들은 모두 디플러스 기아에 비해 전력 차이가 어느 정도 있는 팀 간의 대결이었다. 상위권 팀과의 경기에서는 고전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쇼메이커 역시 상대가 BNK 피어엑스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추가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킹겐은 충분히 잘 해주고 있지만 젠지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빅게임 헌터의 모습이 절실히 필요해 보이며, 루시드는 캐니언을 상대로 또다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에이밍이 최근 상당히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디플러스 기아가 의외의 결과를 낼 수도 있다. 무엇보다 1라운에서 새로운 패치의 실전 경험을 마쳤다는 점이 플레이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 양 팀 전력 비교
아무리 디플러스 기아의 상체가 준수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젠지는 현재 LCK뿐 아니라 LOL 전체에서 가장 강력한 상체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그리고 젠지는 이러한 상체에서 나오는 힘을 바탕으로 하체까지 덩달아 강해지는 팀이다.
다만 지난 2라운드 경기나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에서의 경기력을 살펴보면 디플러스 기아 역시 젠지를 상대로 크게 밀리는 모습은 아니었다.
문제는 운영 능력이다. 디플러스 기아의 경우 경기 초, 중반 좋은 플레이를 펼치다가도 결국 젠지의 운영에 말리며 중반 이후부터 전세가 역전되는 상황이 많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초반 세트에서는 우위를 보이다가도 세트가 거듭될수록 균형이 점차 젠지 쪽으로 기우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도 문제다. 디플러스 기아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분명 초, 중반에는 디플러스 기아가 더 좋은 경우가 많았다
최강의 상체를 가지고 있는 만큼이나 상체의 힘은 젠지가 앞선다. 디플러스 기아의 상체도 나쁘지는 않지만 상체의 모든 포지션에서 젠지의 선수들이 우위에 있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반면 바텀은 디플러스 기아가 확실히 좋다. 현재 에이밍의 폼이 상당히 좋고 호전적인 성격의 에이밍이 페이즈와의 매치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젠지의 스타일 자체가 상체에서 벌어들이는 잉여 자원을 하체에 투자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중반 이후 하체의 힘이 살아난다. 그만큼 상체의 힘이 강력하고 페이즈에게 부담 없이 ‘딜만 하면 되는’ 상황을 잘 만들어 준다.
- 실제 경기 분석
지난 서머 시즌 1라운드 경기를 제외하면 근 2년간 펼쳐진 젠지와 디플러스 기아의 경기는 모두 풀세트 접전이 나왔다.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러했고, 이번 경기 역시 이와 비슷한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디플러스 기아 입장에서는 운영에서 밀리는 부분을 확실히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젠지의 운영 실력은 지난 2라운드 한화생명e스포츠전에서 충분히 보여준 바 있다. 여기에 중반까지 유리한 상황에서 이후 역전을 허용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는 것도 문제다.
현실적으로 본다면 새로운 패치에 실전 경험이 있는 디플러스 기아가 1,2세트에서는 나쁘지 않은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지난 서머 시즌 1라운드 경기를 제외하면 근래 양 팀의 경기는 모두 1,2세트를 나누어 가져 갔다.
그러한 만큼이나 1, 2세트는 양 팀이 1승씩을 기록하는 양상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에이밍이 페이즈에게 상성상 강점이 있는 만큼 초반 구도는 디플러스 기아가 크게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젠지 사이드 상황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는 이유다.
에이밍의 공격적인 플레이가 젠지의 바텀에 상당히 잘 먹힌다
다만 3세트 이후부터의 행보는 디플러스 기아가 쉽지 않을 듯하다. 젠지의 현재 폼이 너무 좋고 강팀을 상대로 한 모함의 플레이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 경기는 양 팀 간에 상당한 접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으며, 젠지가 상대를 압도하는 양상 역시 나오지 않을 듯 보인다. 특히나 팀 간의 상성이라는 것은 쉽게 변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정규 시즌 경기처럼 디플러스 기아가 후반 세트에서 힘이 빠지는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3대 1 정도로 젠지가 승리를 가져갈 것으로 보이며, 지난 스프링 시즌처럼 확실하게 공방이 오고 가는 경기가 이어질 경우 풀 세트까지 가는 접전이 나올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젠지의 3대 1 승리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