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어택’, 그리고 목표는 한 세트 승리

2월 1일 LCK컵 그룹 배틀 최종전 경기 분석
2026년 02월 01일 14시 44분 05초

아이러니하게도 그룹 배틀의 최종전까지 두 그룹의 우열이 정해지지 않았다. 어제 경기에서 예상대로 T1이 디플러스 기아에게 승리를 거두며 그룹 배틀의 승자는 오늘 경기에서 결정되게 됐다. 

 

사실상 어제 경기는 디플러스 기아의 민낯이 드러난 경기였다. 분명 중, 하위권 팀을 상대로는 좋은 플레이를 했지만 상위권 팀과의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선수들의 플레이는 마치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처럼 T1에게 먹혔고, 상성 상 좋지 않다는 분석처럼 완전히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측 상으로는 T1이 어느 정도 실험픽이나 전술적인 플레이를 할 것으로 생각됐기에 디플러스 기아가 한 두 세트 정도는 승리하지 않을까 판단했지만 어제의 T1은 그냥 ‘이기고 싶어 하는’ 팀이었다. 결국 3대 0으로 T1이 승리하며 또 다시 그룹 배틀의 포인트를 동률로 만들었다. 

 

어제 경기의 결과로 장로 그룹의 1위는 BNK 피어엑스로 확정됐다. 바론 그룹은 오늘 경기의 결과에 따라 1위가 결정된다. BNK 피어엑스는 그룹 배틀의 결과에 상관없이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게 됐다. 

 

아울러 오늘 경기의 결과에 따라 한진 브리온, 그리고 한화생명e스포츠 및 kt롤스터 중 한 팀이 플레이인에 진출하지 못하고 탈락하게 된다. 

 

한진 브리온이야 5패만을 기록한 상황이기에 하등 억울할 것이 없지만, 오늘 경기에서 젠지가 승리할 경우(젠지의 승리는 거의 기정 사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0승 5패의 팀은 살아남고, 2승 3패를 기록한 팀이 떨어진다는 부분에서 또 다시 LCK컵의 시스템 상 허점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작년 롤드컵 준우승팀, 그리고 그룹 대장 팀 중 한 팀이 최초의 탈락팀이 된다는 점 또한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 한화생명e스포츠 전력 분석

 

결국 여기까지 왔다. 심지어 오늘 완패를 당하면 플레이인도 가 보지 못하고 탈락한다는 매우 치욕적인 성적표까지 받게 된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0대 3으로 패하면 한화생명e스포츠가 장로 그룹의 5위가 되어 플레이인에 가 보지도 못한다. 작년 LCK컵 우승팀이 예선에서 탈락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나마 1승이라도 건진다면 탈락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든다. 이번 LCK컵은 세트 득실이 동률일 경우 승리한 세트의 평균 플레이 타임을 비교해 플레이 타임이 더 적은 팀이 상위 등수를 받게 되는데, kt롤스터가 두 세트를 가져오기는 했지만 상당히 오랜 시간 경기를 진행한 끝에 승리를 해서 저 ‘승리 세트의 평균 플레이 타임’이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생명e스포츠가 오늘 경기에서 한 세트만 승리를 한다고 해도 34분 43초 내에 경기가 끝난다면 한화생명e스포츠의 플레이인 진출이 가능해진다. 대장 팀이 결승 진출, 심지어 4강 진출도 아니고 플레이인 진출에 경우의 수를 둔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어쨌든 젠지를 상대로 한 세트만 가져온다면 탈락의 고배는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승리를 하거나 두 세트를 가져오면 이런 것을 따질 필요도 없다. 하지만 현재의 무너진 한화생명e스포츠 경기력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다. 

결국 오늘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는 한 세트라도 가져오되, 34분 43초 이내에 경기를 끝내야 하는 타임 어택을 진행해야 한다. 패배하는 세트는 길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34분 43초라는 시간이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이 시간 이내에 세트 승리를 거둘 경우, 그룹 5위는 kt롤스터로 확정된다. 

 


 

- 젠지 전력 분석

 

사실상 젠지는 오늘 경기를 부담 없이 치룰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의 한화생명e스포츠였다면 LCK 내에서 자신들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팀으로 생각 되었겠지만(실제로 최근 2년간 LCK 내에서 젠지에게 우승컵을 빼앗은 팀은 한화생명e스포츠가 유일하다), 현재의 모습은 이빨 빠진 호랑이에 가까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젠지는 선수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지도 않고, 폼도 좋은 상태다. 작년 LCK컵과 달리 불안한 경기력도, 패배를 당하지도 않았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정상적인 폼이라고 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데, 심지어 팀 자체가 무너져 있다. 승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어제 T1 역시 진지 모드로 경기에 임했지만 젠지 또한 ‘완전 진지 모드’로 오늘 경기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오늘 경기가 숙적 한화생명e스포츠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이다. 

 

물론 작년 롤드컵에서 kt롤스터에게 일격을 맞아 결승 진출이 좌절되는 아픔이 있었지만 적어도 LCK 내에서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자신들의 길을 막는 가장 큰 숙적이다. 이러한 팀을 예선 탈락시킬 수 있는 기회인데, 젠지가 안일한 마음으로 경기를 진행할 리 만무하다. 

 

혹 경기를 거듭하면서 폼이 살아난다면 작년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결국 젠지는 오늘 경기에서 최선을 다 할 것이다. 한 세트도 주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 실제 경기 분석

 

객관적인 전력으로도 한화생명e스포츠는 젠지보다 평가가 낮다. 이미 시즌 전 기자가 예상한 것처럼 현재의 한화생명e스포츠는 1,2위 권이 아닌 3,4위권 전력이다. 

 

그런데 지금은 팀 합도, 팀의 플레이 스타일도 좋지 않다. 선수들의 폼이 나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팀에 돈 쓰는 딜러들만 모아 놓다 보니 탱커와 힐러가 없는 비정상적인 딜러 파티 구성이 만들어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누군가는 탱커와 힐러를 해야 하지만 모두가 그럴 생각도, 적성도 없는 모습이랄까. 

 

과연 이러한 부분을 일주일 간의 시간 동안 어느 정도 보완해 왔을 지가 한화생명e스포츠의 키 포인트다. 지난 1,2주차 그룹 배틀 경기처럼 플레이를 한다면 젠지에게 한 세트도 얻기 힘들다. 젠지가 널널하게 해 주지 않는 이상 말이다. 

 

하지만 오늘 젠지는 절대 여유로운 플레이를 보여주지 않을 것이다. 가장 위험한 경쟁 상대는 빠르게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심지어 한화생명e스포츠는 작년 LCK컵에서 젠지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오늘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승리할 가능성은 1%도 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만약 현재의 한화생명e스포츠 같은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는 팀이 혹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이는 LOL e스포츠의 근간을 흔들 만한 사건이다. 

 

물론 스타일의 변화를 주며 승리한다면 모르겠지만 1,2주차 경기와 비슷한 플레이로 승리하는 것은 그만큼 말도 안 된다는 소리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젠지와의 다전제 경기에서 1세트 승리 확률이 매우 높다. 사실상 1세트를 패한 경우를 세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최근 2년간 첫 세트에서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패배한 경기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5전제 경기에서 젠지에게 3대 0으로 패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이는 적어도 3세트 안에 한 세트 정도는(그 대부분은 1세트이고) 가져왔다는 것이다. 참고로 두 팀 간의 5세트 경기는 3대 2로 끝난 경우와 3대 1로 끝난 경우밖에 없다. 심지어 두 스코어가 동일한 빈도로 나왔다. 

 

이러한 부분을 볼 때 오늘 경기에서도 한화생명e스포츠가 한 세트 정도를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측면이 있지만, 현재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젠지의 3대 0 승리가 매우 유력하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농심 레드포스가 한화생명e스포츠전 14연패의 기록을 이번 LCK컵에서 깬 것처럼 말이다. 

 

개인적으로 첫 세트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승리하지 못한다면 3대 0 젠지의 완승으로 경기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 만약 한화생명e스포츠가 첫 세트를 승리한다고 해도 3대 1로 젠지의 승리로 끝나게 될 것이다. 

 

한화생명e스포츠 입장에서는 승리보다는 한 세트를 잡는, 그것도 34분 43초 이내에 마무리하는 형태의 밴픽과 전략으로 임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야 ‘플레이인’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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