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장애 질병 코드 등록, 일반 국민 '찬성'쪽으로

산업만 강조하다 역풍 맞아
2019년 05월 14일 13시 29분 37초

오는 20일 열리는 세계 보건 기구(WHO) 정기총회에서 게임 과몰입을 질병으로 등재하는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의 승인을 앞두고 업계와 협회에서 극구 반발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의 여론은 싸늘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0일 진행한 여론 조사 결과, ‘(게임 중독을) 술, 도박, 마약 중독 등과 마찬가지로 질병으로 분류·관리하는 데 찬성한다’는 응답이 45.1%, ‘놀이문화에 대한 지나친 규제일 수 있으므로 질병으로 분류하는 데 반대한다’는 응답은 36.1%로 찬성이 오차범위 밖인 9.0%p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18.8%였다.

 

분석 결과 여성과 50대 이상 장?노년층은 찬성 여론이 우세한 반면, 남성과 학생, 20대와 30대에서는 반대여론이 우세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찬성 여론은 여성(찬성 50.1% vs 반대 28.0%), 50대(53.3% vs 32.2%)와 60대 이상(47.1% vs 22.7%)으로 나타났으며, 반대 여론은 남성(찬성 40.0% vs 반대 44.4%), 학생(43.2% vs 49.9%), 20대(40.9% vs 46.5%)와 30대(39.7% vs 45.4%)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와중에 국내에서 한 남성이 게임에 방해가 된다며 2개월 된 아기를 죽인 사건이 일어나 공분을 사고 있다. 경남에 사는 A씨(29)는 아내와 함께 집에서 컴퓨터 6대를 돌리며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모으고 이를 팔아 생계를 유지, 아기가 울고 보채자 게임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중독과는 다른 상황이지만 게임에 대한 질타는 피할 수 없는 상황. 일례로 한 누리꾼은 '게임에 미쳐서 그렇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게임 중독의 질병 코드 등록에 대해 의학계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분분한 상황이다. 찬성을 주장하는 가톨릭의대 이해국 교수는 지난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사용 패턴 자체가 중독적 수준이기 때문에 그 개인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게임 중독을 체계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질병으로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이해국 교수는 WHO 행위 중독 대응자문TF의 한국 위원이다.

 

반면 이경민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장은 '게임중독, 원인인가 결과인가' 심포지엄에서 "게임 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할 경우 많은 악영향이 생길 수 있다"며 "개인의 합리적 해결 노력이 방해되고 문제 해결의 자생력이 상실되는 등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이 조절하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국가에서 개입, 통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게임 중독에 관련 된 연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 질병 등록은 너무 이르다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윤태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게임과몰입 관련 연구·실험들이 학술적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게임은 질병'이라고 전제하고 시작한다"며 "이는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참고로 APA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는 미국의 질병 코드 분류 체계(DSM-5)에서 게임 장애에 대한 코드 분류를 유보시킨 상황이다. 치료법이나 판단의 근거 기준이 확립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게임 업계에서는 '산업을 위축시킨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다른 관점에서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18년 상반기에만 6조 6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음악과 영화산업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의 게임 시장이지만 질병 코드가 통과되면 향후 5년간 경제적 손실이 1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한 업계 전문가는 "게임을 문화적인 측면으로 강조해야 한다"며 "산업적 손실을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게임의 순기능을 내세워야 일반인들의 여론도 돌아설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병사 / 754,117 [05.14-02:37]

안타깝네요. 제가 어렸을적,(지금도 어리지만30...) 열변을 토하면서 우려했던 이야기들이 자츰 현실적으로 자리잡는 것 같습니다.
이해국 교수의 견해를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 발언 자체는 항상 생각해왔었거든요...
누구도 게임 많이 팔아서 돈버는 것만 생각했지...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를 진전시켜오지 못했었으니까요. WHO 게임장애질병 코드등록을 반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봅니다.

솔직히 반대 한다고 해서 등록이 되는 것 안되는 것에 영향을 미칠거라고 생각지는 않거든요...
왜냐하면 반대하는 측면에서는 반대만 하지, 해법을 누구하나 제시하지 못하니까요... 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반대가 이루어질리 없지요...

그렇다면 질병 코드로 등록이 되었을 때의 대처도 생각 해 두어야 한다고 보네요.


병사 / 754,117 [05.14-02:46]

요약하면
찬성: 게임 중독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논의하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반대: 게임 중독 질병 분류 안된다! 게임 중독자는 자기 탓이다!
이니까... 당연히 찬성쪽이 이해를 할 수 있지도 않거니와, 대화가 이루어질리 없는거지요... -_-;;; 안타깝네요.


우쭈쭈♡ / 2,639,381 [05.15-12:00]

질병으로 분류되면 뭔 일만 나면 게임 탓하기 더 좋아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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