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인기 IP 디아블로의 모바일 출시작 '디아블로 이모탈'의 8번째 직업을 선보이기에 앞서 이와 관련된 미디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올해로 출시 2주년을 맞이한 디아블로 이모탈은 2024년 한 해 동안 게임 내에 적용될 광범위하고 주기적 컨텐츠 업데이트의 시작을 알리는 신규 직업 격풍사를 준비하고 있다. 격풍사는 쌍검을 휘두르는 민첩한 전사로, 노도와도 같은 폭풍을 자유자재로 부리며 바람과 파도로 적을 으스러뜨릴 수 있는 존재들이다.
이번 인터뷰에는 스캇 버지스 리드 게임 디자이너, 라이언 퀸 선임 내러티브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위에서부터 라이언 퀸 선임 내러티브 디자이너, 스캇 버지스 리드 게임 디자이너
- 신규 직업 격풍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전반적인 컨셉이나 게임 세계관(Lore) 측면에서 어떤 고려점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작업하기에도 재미있던 직업이다. 내부적으로 모여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아티스트 쪽 인원이 테마와 아이디어를 선보인 바 있다. 여기에서 출발해 개발을 진행했다. 이미 디아블로 이모탈에 존재하는 전체 직업군을 살피고, 각 직업군의 역할 수행을 보는 작업인데 이 때 기동성이 빠르고 근거리 위주에 뭔가를 소환할 수 있는 스타일을 가졌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기 직업 구상 단계부터 이전에 출시했던 혈기사가 피나 어두운 컨셉을 가진 것과 다른 톤으로 준비했다. 원소를 다루는 컨셉 자체가 이른 단계에 정립되었고
- 격풍사의 서사적 배경은 어떻게 되는가?
우리는 격풍사를 칼춤을 추는 사람들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빠른 기동성을 가진 근거리 전사가 신비로운 단검을 활용해 파도와 바람이란 두 원소를 부리는 직업이다. 이들은 항해를 중요한 키워드로 가지고 있는데, 격정적인 전투만이 아닌 고향 땅을 둘러싼 안개와도 깊은 관계를 지니고 있다. 또한 격풍사는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직업으로 선조가 부르는 소리, 과거와 역사가 살아숨쉬는 집단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차분함과 절제를 미덕으로 삼는 이들이 실제 구사하는 능력은 격정적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
- 격풍사의 설정을 보면, 새로운 지역이 언급되고 있다. 해당 지역의 역사와 세계관 설정 들을 설명해 주었으면 한다.
굉장히 오랜 과거 추위의 제도 북쪽에 위치한 펠가임 제국, 그러니까 극지방 같은 지역을 다스린 두 명의 네팔렘이 있었고 세계석이 변화하면서 세계석에 남은 힘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네팔렘끼리 의견이 충돌하고 격정적 전투가 발생한다. 한 때 영광을 자랑했던 제국의 몰락의 시작이었다. 이런 전투가 일어났기 때문에 태풍의 분노를 일깨우고 과거 위세를 떨쳤던 제국의 수도 지역이 파도와 폭풍, 심해에서 올라온 바다 야수들이 노리는 지역으로 전락했다. 잔해를 살펴보면 세대에 걸쳐 구전되는 이야기들이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질서들이 남아 이런 이야기들을 수호하는 역할을 격풍사들이 맡고 있다.
- 2.5D 트레일러 영상에서 배 위에서 전투를 하는 등 이전에 볼 수 없던 장면들이 눈에 띈다. 관련하여 새로운 콘텐츠들이 등장하거나, 새로운 시나리오 등이 제공되는 것인가?
격풍사 출시와 함께 오리진 퀘스트를 만나볼 수 있을 것. 이를 진행하며 해당 직업군의 내러티브, 능력들을 체험할 수 있다. 격풍사의 기원과 목표를 알 수 있고 배 위에서의 전투도 마련되어 있다.
- 작년 혈기사와 올해 격풍사에 이르기까지, 디아블로 이모탈은 클래식한 직업 외 새로운 컨셉의 클래스를 계속 선보이고 있다. 신규 클래스의 전반적인 컨셉 제작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이전 답변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전반적으로 게임 내 직업들의 역할을 먼저 살펴본다. 격풍사는 근거리 공격, 빠른 기동성, 소환수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하는 암살자 느낌의 직업이기도 한데 예를 들어 미풍이라는 물로 이루어진 자신의 클론 같은 것을 소환해 싸움을 펼치는 컨셉을 가지고 있다. 전투에 임하면 미풍들이 공격을 비슷하게 구사하며 전투의 한가운데에서 여러 스킬 콤보를 연계한다면 폭발적인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 개발팀이 격풍사를 통해 어떤 유형의 파워 판타지를 충족시키고자 했는지 궁금하다. 개발팀이 구상한 플레이와 격풍사의 이미지는 어떤 형태인가?
격풍사는 유연성과 흐름이라는 키워드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칼춤을 춘다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여러 적들 사이를 춤을 추듯 부드럽게 움직이며 공격이 빗발치게 하는 것으로 위력을 떨칠 수 있는 클래스. 시각적 및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는 원소의 위력과 원소의 분노를 표현하고 싶었다. 파도와 바람을 사용해 적을 밀쳐내는 것 같은 느낌을 강력하고 드라마틱하게 전달하도록 작업했다.
- 격풍사는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디자인적 특징이 눈에 띈다. 한눈에 봐서는 약간 해적 같은 면모도 느껴진다. 처음 기획 시점에서 어떠한 캐릭터로 디자인을 구상하고 싶었는가?
차별화되었다는 표현이 큰 공감이 된다. 격풍사는 서부원정기지 같은 곳으로부터 굉장히 먼 지역 유래의 집단을 만들었기에 고대의 제국 같은 이미지 등을 고려했다. 투구와 같은 특징적인 장식을 두르고 있는 것도 개성적인 부분이다. 특히 바다를 항해하는 제국들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는데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 위치한 추운 지방에서 활동한 인물들을 살펴본 바 있다. 바다에서 싸우다 떨어져도 괜찮도록 복장을 디자인하는 한편 극지방이라는 고대 제국의 지역적 특징 등을 고려했다.
- 격풍사는 빠른 이동과 공격에 초점을 맞춘 신규 직업처럼 느껴진다. 이전 클래스보다 빠른 이동 및 공격에 중점을 두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에 존재했던 악마사냥꾼, 수도사도 빠른 기동성과 공격력을 자랑하기는 하나 격풍사는 더 나아가 미풍을 활용한 소환술, 흥미로운 기술의 연계 등을 유니크하게 만들고 싶었다. 빠른 근거리 전투를 하기 위해 바람날을 사용하거나 물날 공격으로 전환해 물로 이루어진 채찍을 휘두르는 것으로 조금 더 거리를 두고 광역 대미지를 입힐 수 있게 된다.
- 디아블로 이모탈의 다른 7개 직업과 비교해 격풍사는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는가?
실루엣 자체가 굉장히 다를 것이다. 기존 직업들은 시끌벅적하고 큼직한 느낌이라면 격풍사란 직업의 성격은 침착하고 조심스러운 편이다. 덧붙여 미풍 소환이란 패시브 자체로 전투에서 강령술사 해골과 달리 자동으로 생성되어 전투를 수행한다는 점 같은 것도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미래 계획 포함해 다른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격풍사와 연관된 요소를 찾을 수 있는가?
블리자드 내에서 여러 디아블로 개발팀과 항상 긴밀한 대화를 하고 있다. 성역 세계 자체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계획을 논의하곤 하는데 혈기사 출시, 디아블로4의 피의 시즌 같은 것들이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다만 현재 단계에선 다른 디아블로에서 어떠한 것을 보장하기엔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 바람과 물을 제어하는 능력도 있지만, 팩트 시트에 언급된 기술 설명을 보면 분신인 미풍 소환이 많이 언급된다. 이러한 분신은 최대 1개만 소환되는 건가? 아니면 특정 조건을 달성한다면 더 많이 소환도 가능한가?
모든 미풍은 공격을 통해 자동으로 소환되는 패시브 스킬이다. 미풍을 사용했을 때 모든 스킬에서 미풍을 소환해 공격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 그리고 미풍이 플레이어를 따라오지는 않는다.
- 신규 직업 출시 주기는 1년에 1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가?
직업 관련해 컨텐츠 작업을 하는 것은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실제 출시 주기에 대한 확정적 답변을 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정복자 시스템이 개선된다. 정복자 트리를 간소화하면서 어떤 변화를 의도하고자 했는지. 게임 디자인 측면의 발상들을 들어보고 싶다.
15개의 트리를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초기 목표에서 멀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간소화를 통해 각각의 선택이 더욱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게끔 하고 싶었다.
- 적 다수를 파고들며 유연한 전투를 펼칠수록 위력이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는데, 그렇다면 막강한 능력을 지닌 단일 적을 대상으로는 타 직업 과 비교해 효율이 나쁘다는 뜻인가?
격풍사는 여러 기술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이안류 스킬을 사용하면 큰 파도로 지역을 쓸어내는 강력한 피해를 입힐 수 있고, 측풍이란 스킬을 사용한다면 세 개의 미풍을 한 방향에 집중시켜 굉장히 폭발적인 대미지를 특정 지점에 유발할 수 있는 스킬이다. 기본 공격도 바람날과 물날이라는 선택지가 있어 바람날은 특정 타깃에게 강력한 대미지를 입히는 공격, 물날은 광역 쪽으로 특화된 공격으로 구분된다.
- 이외 새로운 업데이트를 통해서 게임 내 시스템이 변경되는 지점들이 있다면 설명을 해 주었으면 한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격풍사 외에 굉장히 큰 업데이트라 할 것은 없지만 이후 3.0 업데이트가 준비되어 있고 이 때 신규 모드, 다양한 아이템 등 유의미하고 재미있는 시스템 업데이트가 포함되어 있다.
- 격풍사의 전설 아이템을 통해서 스킬이 어떤 형태로 변하는지. 격풍사의 전설 장비들에 대해서 소개를 해달라.
몇 가지 개인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들을 소개해보겠다. 범람은 패시브하게 적의 바닥에서 폭발해 대상을 공중으로 띄우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 다른 것은 인도의 소용돌이를 장착하면 격풍사 기술 중 전방으로 돌진하며 공격하는 돌풍 스킬이 바람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머신건 같은 효과로 변모한다. 나와 미풍이 사용하는 공격이 전방으로 굉장히 빠르게 쏘아지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지금까지의 디아블로 세계관과 완벽하게 분리된 장소와 새로운 캐릭터를 다루게 된다. 이러한 시도는 재미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시리즈의 연관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존의 팬들에게는 이질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데 디아블로 이모탈의 업데이트는 앞으로도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재미를 주기위한 방향성을 갖는 것인지 궁금하다. 추가적으로 연관성이라는 측면에서 신규 콘텐츠가 기존의 영웅 및 지역들과 어떤 연관성을 갖게 되는지도 알고 싶다.
디아블로 이모탈을 처음 개발했을 때부터 가장 큰 목표는 좋은 밸런스를 갖추는 것이다. 새로운 것과 익숙한 컨텐츠 사이의 좋은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디아블로 이모탈은 디아블로2와 3 사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가지고 있어 이런 점에서도 많이 다뤄졌던 티리엘, 디아블로, 특정 지역 같은 친숙한 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며 이런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요소들을 활용하는 부분 또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새로운 것과 익숙한 것을 50:50 비율로 가져가고자 한다고 알아주셨으면 한다. 이런 기조 속에서 디아블로 이모탈만의 유니크한 길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스캇: 블리자드 초기부터 한국으로부터 항상 높은 성원과 사랑을 주셨기에 중요한 지역으로 생각하고 있다. 항상 감사하다. 이번 업데이트도 재미있게 준비했으니 즐겨주시길 기대한다.
라이언: 많은 분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게임을 만들고 작업할 수 있는 것이 영광이다. 우리에게도 큰 의미를 가진 게임인데, 지금까지 디아블로 세계관 자체에 사랑과 시간을 투자해주는 여러분께 감사하다. 격풍사를 비롯한 신규 컨텐츠는 디아블로 세계관 내의 성역에서 처음 모험을 체험하는 분이나 디아블로 이모탈 출시부터 즐기던 분들 모두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