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시디언의 강점을 적극 활용한 SF RPG, '아우터 월드2'

훨씬 향상된 번역 퀄리티
2025년 11월 28일 21시 12분 29초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Xbox Game Studios와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의 SF RPG 신작 '아우터 월드2'는 우주의 각 지역을 누비며 활약하는 SF 1인칭 RPG 게임 아우터 월드의 후속작이다. 폴아웃:뉴 베가스라는 역작 외에도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그라운디드2, 어바우드 등을 개발한 옵시디언식 게임을 좋아한다면 관심을 가져볼만한 신작이기도 하다.

 

플레이어는 지구 위원회 소속의 요원이 되어 전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는 파괴적인 '균열'이 발생하는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직접 체험하게 된다. 게임에선 특히 주 요인으로 지목되는 스킵 드라이브 기술의 고향 아카디아에서 조사를 진행하면서 장점과 단점으로 이루어진 특성 체계 시스템, 동료와 세력 시스템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아우터 월드2는 Xbox Series X/S, Xbox on PC, Xbox Cloud, Xbox 게임패스, PS5, 배틀넷, 스팀 등 다양한 플랫폼에 선보였으며 기자는 PS5 버전으로 플레이했다.

 

 

 

■ 선택이 확실히 영향을 주는 스토리

 

아우터 월드2의 특징은 스토리 중심으로 진행되는 SF RPG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상당히 많은 대화와 그에 따른 선택지 단계부터 시작해서 플레이 도중 플레이어가 어떤 퀘스트를 어떻게 완료하느냐에 따라, 그 여러 선택들이 향후 진행되는 스토리에 확실하게 반영된다는 것을 빠른 시점에 느낄 수 있다. 적어도 'xx는 이 일을 기억할 것입니다'가 말뿐만은 아니게 된 게임이라는 이야기다.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면서 인물 개인, 대화나 이야기의 흐름, 그리고 전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는 균열 사태를 둘러싼 이해관계 속 각각의 세력 면면들을 잘 살펴가며 코덱스에 속하는 읽을거리들도 열심히 읽으러 다니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야기의 전개뿐만 아니라 마지막까지 플레이어가 어떤 방식으로 아우터 월드2의 세계를 누비며 선택을 내려갔는지가 또렷하게 반영되다보니 이 선택들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상상하게 된다.

 

추가로, 대부분의 선택지는 플레이어가 선택한 스킬과 특전 등에 영향을 받아 고를 수 있는 선택지에 차이를 두는데 사실상 말솜씨 스킬의 경우는 필수 수준으로 많이 요구해 성장의 선택지가 조금 줄어드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어떤 트리를 선택해 캐릭터를 육성하고 있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달라지는 요소로 작동한다는 점은 장점이다. 원하는 엔딩을 추적할 때야 불편하고 실제 말솜씨 스킬의 중요도가 많이 높긴 하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달라지는 이야기란 사실 자체는 꽤 매력적이다.

 


 


 

 

 

■ 익숙함 가득, 약간의 변주

 

아우터 월드2는 좋게든 아니게든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들었던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에서 본 것 같은 기시감들이 자주 느껴지는 게임이다. 기존에 자신들이 잘 하던 것을 활용해 좀 더 개량하고, 변주를 주는 방식으로 아우터 월드2의 플레이 스타일을 정립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전투와 관련된 메커니즘들도 비슷하다. 앞서 플레이어의 선택이 이야기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언급한 김에 더 이야기하자면, 뉴 베가스처럼 아우터 월드2에서도 그냥 퀘스트를 수행해주거나 거래에 응하는 등 여러 선택이 골치아프다거나 상대의 태도가 고까워서 혼쭐을 내주고 싶다면 그냥 무기를 꺼내서 주변의 모든 생물을 처단하는 짓도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무력 진압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되고, 몰래 주머니에서 아이템을 슬쩍해 잠긴 문을 여는 등의 플레이도 가능하다.

 

 

 

또, 캐릭터가 가진 특성들이 하나같이 장단을 가지고 있으며 게임 플레이에 따라 지구위원회가 추천하는 방식으로 제거 불가능한 결점을 수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대부분은 플레이에 꽤 방해가 되는 느낌이라 거절을 누를 때가 더 많았다. 그러나 이런 결점들을 활용한 컨셉플레이를 즐기는 스타일이라면 소소하면서도 꽤 플레이에 변수를 주는 결점들이 있어서 좀 더 골치아픈 게임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도벽 결점은 꽤 웃기다. 근데 결점을 없앨 수 없다는 리스크가 크다.

 

전투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능력과 가젯을 활용해 크게 몇 가지 방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은신 위주의 플레이를 한다면 적을 조용히 쓰러뜨리고 시체를 발견할 수 없도록 시신을 녹여버리는 능력을 사용할 수도 있어서 꽤 진행이 수월했다. 상황에 따라 어떤 능력을 구사할지 고르면서 상황을 푸는 방식이 개인적으론 꽤 입맛에 맞았다.

 

 

시신을 녹이는 기능은 아예 퀘스트를 배정해서 목표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게 시연까지 해준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무기들에도 독특한 기능들을 접목시켜두어 주운 무기들을 사용해볼 때 꽤 재미가 있었다. 조준경 안에만 들어온다면 적을 제대로 겨냥하지 않더라도 탄이 알아서 꽂히는 무기나 속성 공격으로 적을 때때로 가루로 만들어버리는 무기 등이 그렇다.

 

사실 우주를 자유롭게 누비는 시대에도 사용하는 무기는 지금의 것들과 그렇게까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화승총 스타일로 퇴화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있지만 신기한 디자인의 무기들도 당연히 찾아볼 수 있으며 독특한 원거리 무기나 근접 무기를 활용해서 적과 싸우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다만 전투에서 느낄 수 있을만한 타격감 내지 통쾌함은 좀 아쉬운 감이 있다.

 


 

 

 

■ 전보다 확실히 나아진 번역, 한 발자국 아쉽다

 

전작 아우터 월드는 SF 특유의, 그리고 아우터 월드 고유의 세계관을 알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번역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기에 아우터 월드2를 플레이하기 전에도 조금 두려움이 있었다. 이런 서양식 스토리 기반 RPG들은 스토리와 대화를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면 그 재미를 온전히 느끼기 어려운 감이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2편은 꽤 개선된 느낌의 번역을 제공한다. 적어도 전작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번역은 아니다. 대신 문장이 좀 길어지거나 한 번에 많은 내용이 몰아칠 때 다소 퀄리티가 매끄럽지 못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가뜩이나 SF 장르는 청자를 이해시켜야 하는 부분들이 제법 있는데다 아우터 월드2는 플레이어에게 스토리 선택권을 쥐어주는 게임이니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전반적으로 1편보다 훨씬 개선됐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 만큼 보다 매끄럽고 완성도 높은 번역이 이루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번역에 민감한 게이머라면 좀 눈에 밟히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이야기의 전개상 초반의 사건이 어느 정도 일단락이 되는 시점부터는 플레이어가 그때까지 얼마나 아우터 월드2의 세계에 흥미를 느꼈느냐에 따라 몰입도가 달라지는 만큼, 전작보다 분명히 향상된 퀄리티임에도 이런 기대심리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아우터 월드2는 전작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그래픽의 향상을 느낄 수 있으며 전투의 쾌감이 좀 아쉽다고 말하긴 했지만 전작을 다시 플레이해보면 2편과의 간극에서 발전한 부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우주를 누비는 이야기의 특성상 다양한 행성들의 모습이나 SF 장르다운 독특한 도구와 이를 활용한 기믹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회복에 따른 중독 리스크, 로봇들을 처치했을 때 발생하는 일시적 오염 등 독특한 요소들도 존재해 스토리 기반의 SF 액션 RPG를 선호한다면 한 번 해볼만한 신작이기도 하다.

 

옵시디언이 자신들에게 익숙한 강점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는 그 부분에서의 장점은 여전히 잘 느껴진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옵시디언식 RPG를 선호한다면 만족할 수 있을 것.​ 

 


N-레이 스캐너를 사용해야만 보이는 적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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