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터 - 변경 사항 없음
최근 2년간 젠지와 함께 LCK의 양대 산맥으로 굳건히 자리해 왔던 T1은 최근 들어 젠지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LCK 1인자의 위치를 넘겨준 상태다.
누적 성적은 아직도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23시즌 롤드컵에서도 우승을 하며 아직 T1이 현역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냉철히 판단해 이제 LCK는 젠지가 1황인 리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가 됐다.
특히나 얼마 전 진행됐던 MSI에서 젠지가 팀 창단 처음으로 국제전 우승을 차지했던 것과 달리 T1은 BLG에게 무릎을 꿇으며 2년 연속으로 MSI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물론 서머 시즌에도 여전히 T1은 강팀이고 충분히 우승 후보로 꼽힐 만한 실력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금의 모습으로는 결코 우승을 장담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올 시즌은 젠지와 더불어 전투력이 급성장한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쟁도 만만하지 않은 상황이다. 자칫하면 서머 시즌에는 결승전에 올라가 보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 조금씩 하락하고 있는 경기력
올 시즌 T1은 확실히 22시즌, 그리고 23시즌에 비하여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실제로 경기 내용에서도 느낄 수 있으며 올 시즌 T1가 거둔 성적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22시즌에는 전승 우승을 이뤄낼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실상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젠지에게 패했던 것을 제외하면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경기력이 좋았다(다만 당시에도 MSI 우승은 실패했다).
롤드컵 결승전에서 아쉽게 DRX에게 패배하기는 했지만 당시 DRX는 사실상 롤신이 우승을 점지해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주의 기운이 DRX에게 몰려 있던 상황이었던 만큼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23 시즌 또한 준수했다. 전 시즌에 비해 팀 전력이 조금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스프링 정규 시즌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물론 스프링 시즌과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젠지에게 모두 패하며 우승을 내준 것은 아쉬웠다. 그러나 홀로 고군분투하며 모든 LPL 팀을 꺾고 롤드컵에서 우승을 만들어 냈다. 지난 2년간 롤드컵 준우승과 우승을 한 번씩 경험하며 LCK 최고의 팀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냈고 말이다.
이 당시만 해도 T1 왕조가 다시금 열릴 것이라고 생각됐다
하지만 올 시즌은 최근 2년간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직전 시즌 롤드컵 우승을 달성했고, 선수들 전원을 잔류시키면서 시즌 전 우승에 가장 가까운 팀으로 평가받았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스프링 시즌에서 T1은 확실히 젠지에게 밀렸다. 심지어 올 시즌은 한화생명e스포츠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결승 진출전에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 경기 모두 한화생명e스포츠와 1승 1패를 나눠 가졌다. 심지어 플레이오프 결승 진출전에서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승리를 예상한 전문가들이 더 많았다. 결승전에서도 젠지에게 패하며 네 시즌 연속으로 결승전에서 젠지에게 패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MSI에서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대회 기간 내내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결국 BLG에게 두 번 모두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결승전을 포함해 젠지가 BLG와의 두 경기를 모두 3대 1로 완파한 것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 페이커가 살아나야 T1이 산다
T1이 과연 올 시즌 부진한 성적을 냈는가 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사실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어쨌든 스프링 시즌 준우승을 기록했고 MSI 역시 결승 진출전까지 올라갔다면 할 만큼은 한 셈이다. 일반적인 팀이라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T1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 세계 LOL 팀들 중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팀이다. LCK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기록한 팀이며, 가장 많은 롤드컵 우승을 경험한 팀이기도 하다. 팬들이 기대하는 것 역시 우승이다. T1의 입장에서는 우승을 해야만 ‘T1스러운’ 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분명 시즌 초까지만 해도 이러한 기대는 과하지 않아 보였다. 22시즌부터 로스터 변동 없이 5명의 선수가 그대로 호흡을 맞춰 오고 있고, 직전 월드컵에서는 우승까지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바로 T1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페이커가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이 역시도 부진이 맞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분명 이전 시즌에 비해 활약도가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아직도 준수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고 간간이 좋은 플레이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T1이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인 것도 맞다. 페이커는 최고여야 하고 그럴 만한 실력을 갖춘 선수다. T1이 우승을 노리는 전력이라 불리는 이유 또한 페이커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LOL '전설의 전당'에 헌액된 페이커
그런데 페이커의 폼이 떨어졌다. 이는 T1의 전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과 일맥 상통한다.
페이커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큰 문제다. LOL은 미드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임이고, 지금까지 T1의 성적은 페이커가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었던 것이 컸다. 젠지가 현재 LCK 최고의 팀으로 발돋움한 것도 쵸비의 존재가 상당히 컸다.
페이커의 존재 가치는 지난 23 서머 시즌 페이커가 결장했을 당시에 T1이 거둔 처참한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증명이 가능하다.
문제는 페이커의 폼이 쉽게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프링 시즌에도 그러했지만 MSI에서 오히려 폼이 더 떨어졌다.
이것이 단순한 컨디션 저하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에이징 커브가 오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올 시즌 페이커의 100% 경기력을 쉽게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물론 서머 시즌이 시작되면 귀신같이 다시 폼을 회복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기는 하다.
페이커와 더불어 다른 선수들의 폼도 좋은 편은 아니다.
T1의 상수라 할 수 있는 제우스 또한 올 시즌 저점과 고점을 오가는 플레이가 반복되고 있고, 케리아 역시 이전 시즌에 보여준 날카로운 플레이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너 또한 지난 23 롤드컵 시즌의 안정된 경기력이 사라지며 고전하는 중이다. 구마유시도 경기가 잘 풀릴 때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력이 많이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팀 자체가 꾸준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떨 때는 좋은 모습을, 어떨 때는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등 상당히 기복이 심한 플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사실 메타 변화와도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 지난 MSI에서 T1은 유난히 라인 스왑에 효과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G2와의 첫 경기에서 고전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부분이지만 현재 T1은 메타에 맞는 유연한 운영보다는 자신들이 잘 하던 과거의 운영 방식을 고집하는 경향이 크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자신들의 스타일을 어느 정도 버리고 메타 변화에 맞추어 경기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다소 보수적인 운영 스타일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T1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T1은 일부 선수들의 폼 저하와 더불어 빠르게 바뀌는 메타 변화에 효과적인 대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팀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페이커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올 시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 서머 시즌 우승은 가능할까
현재 T1은 LCK 원탑의 위치에 있던 22시즌이나 젠지와 자웅을 겨루던 23시즌처럼 강력한 모습을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시즌에는 젠지와 더불어 한화생명e스포츠라는 까다로운 상대와의 경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객관적인 전력 평가 역시 젠지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다. 현재 선수들의 폼도 좋지 않다. 물론 국제전에 강한 T1의 스타일 상 롤드컵에서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되지만 적어도 서머 시즌에서는 젠지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스프링 시즌에서 동일한 승패를 기록했던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스프링 시즌보다 서머 시즌이 더 기대가 되는 팀이고 지난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를 통해 팀의 운영 방향성을 어느 정도 찾은 듯한 모양새다.
그러한 만큼이나 서머 시즌에서 T1은 한화생명e스포츠와 비슷한 결과를 낼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우승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우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나 최근 몇 년간 스프링 시즌보다 서머 시즌 성적이 더 좋지 않았던 T1의 성격상 이번 서머 시즌에서는 한화생명e스포츠에 밀려 3위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